금융시장이 현대사태의 터널을 빠져 나오면서 안정감을 되찾고 있다.

지난주 주가는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 반등세를 보였다.

천정을 모른채 치솟던 환율에도 고삐가 잡혔다.

채권시장에선 실세금리가 연중 최저치로 떨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금융시장에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우선 자금시장의 경색현상이 진정되지 않고 있다.

채권시장에선 5월 이후 국공채와 일부 초우량 기업의 회사채를 제외한 나머지 회사들이 발행하는 채권은 거의 유통되지 않고 있다.

이들 회사들은 아무리 금리를 높여도 회사채 발행 자체가 어려운 실정이다.

자금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기업의 자금조달 구조가 갈수록 초단기화되고 있다.

기업의 단기자금 조달창구인 기업어음(CP) 시장에서 만기 보름 미만인 초단기 CP 발행 비중은 60%에 육박,자금시장의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은행들도 제2차 금융구조조정을 앞두고 기업대출에 극도로 몸을 사리고 있다.

은행들이 소수의 우량대기업과 공기업을 제외하고는 기업대출을 동결하고 있다는 얘기마저 나돌 정도다.

무엇보다도 금융시장 불안의 배후주범인 투신사와 은행신탁의 수신고 감소 문제가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에도 투신사 공사채형 펀드에선 9조원 가까운 뭉칫돈이 이탈했다.

은행 금전신탁에서도 5조원 이상이 빠져나갔다.

반면 은행 저축성 예금엔 지난달 5조원 가량이 흘러들었다.

안전성을 찾아 신탁권에서 예금으로 흘러드는 뭉칫돈들의 행렬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자금이 몰려드는 은행권 안에서조차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심화되는 추세다.

이번주 금융시장의 최대 관심사는 역시 기업자금 수급의 안정여부다.

금융감독위원회가 시중은행에 회사채 매입을 요청하는 등 돈가뭄 해소에 적극 나섰다.

정부의 희망대로 우량 은행으로만 몰리는 자금이 다른 금융기관에도 돌아갈지 주목된다.

또 오는 8일엔 이달중 통화신용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린다.

금융계는 금융시장에 불안감이 지속됨에 따라 콜금리가 현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 금융기관들도 금융시장의 불안감과 정부의 저금리정책 의지 등으로 한국은행이 당분간 콜금리를 올리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자료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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