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관심이 온통 현대에 쏠려있다.

일부 계열사의 자금난에 시장이 놀랐지만 별 문제가 없이 넘어가길 바라고 있다.

현대 문제는 정부나 현대의 주장대로 일부 계열사의 단기 유동성 부족에다 신뢰의 위기가 겹쳐 불거진 사태다.

그룹 전체로 번질 가능성은 없다는게 정부 판단이다.

장기화될 경우 금융시장은 물론 경제전반에 걸쳐 엄청난 영향을 줄 소지가 있다.

금융기관들이 지원에 나서고 정부도 진화작업에 나섰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현대의 뼈를 깎는 구조조정 노력.

현대의 자구노력을 시장이 어떻게 평가할지가 이번주 최대 관심사다.

금융시장의 향방은 이제 현대가 결정하게 됐다.

지난주말 살아나는가 싶었던 주식시장은 현대 쇼크로 다시 엉망이 됐다.

종합주가지수는 13개월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열흘동안 곤두박질치던 코스닥시장도 한숨 돌리는가 싶더니 현대 쇼크에 여지없이 나둥그러졌다.

원화환율 역시 3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금리 상승 압력도 강하다.

현대 쇼크가 진정되지 않는한 더욱 가파른 곡선이 예상된다.

외환 시장을 우선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대 문제와 한국 경제에 대한 외국인들의 시각을 가장 먼저 체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에 대한 정부의 압박과 현대의 대응,그리고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대책등 주말동안 벌어진 일련의 수습책을 외국이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환율이 달라질게 분명하다.

만약 정부와 현대의 사태 수습이 미진하다고 판단되면 외국인들의 주식시장 이탈이 가시화될 수밖에 없다.

다만 당국의 환율안정 의지가 분명하고 수출업체의 네고자금이 나오는 월말이라는 점이 환율 상승 압력을 완화할 것 같다.

걱정 거리가 또 하나 있다.

예고된 노동계의 총파업이다.

노동계는 법정근로시간을 현행 주 44시간에서 40시간으로 줄여 주 5일 근무제를 정착시켜주지 않으면 총파업에 돌입하겠다는 의지를 계속 밝혀왔다.

양대 노총중 민주노총은 30일까지 이에 대한 답을 듣지 못할 경우 31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한국노총도 신임위원장 선출과 준비 부족 등 내부 사정이 있다지만 아직 6월1일 총파업 일정을 연기한 것은 아니다.

파업이 며칠 앞으로 다가오자 최선정 노동부 장관이 근로시간 단축 가능성을 시사하는등 방향 선회를 꾀했지만 재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재계는 근로시간이 40시간으로 줄어들 경우 단번에 임금을 9% 인상하는 효과가 발생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쟁력이 그만큼 떨어진다는 얘기다.

노동계가 파업에 돌입한다면 현대 문제,금융시장 불안 등으로 어려움에 봉착한 한국 경제에 비상이 걸릴 것은 불문가지다.

국제통화기금(IMF)은 6월1일부터 14일까지 외환위기 이후 마지막으로 한국 정부와 정례정책협의를 연다.

이번 협의에서는 저금리-저물가 정책기조에 합의하고 경상수지 목표를 하향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업.금융구조조정 진행 속도를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최근의 현대 문제와 "경제위기론"에 대한 상황파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정유사들은 30일이나 31일 휘발유등 석유제품 가격을 조정한다.

국제 유가의 상승폭을 감안할 때 가격 인상폭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인상폭은 휘발유의 경우 리터당 40~50원선 정도가 되지 않겠냐는 관측이 많다.

대우자동차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앞두고 국내외 5개 업체가 본격 실사에 들어갔다.

GM이 앞서가고 있는 가운데 포드 다임러크라이슬러 등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가 관심이다.

김정호 기자 jh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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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크포인트 ]

<>29일 - 모리 요시로 일본 총리 방한

<>31일 - 민주노총 총파업 예정

<>6월1일 - 정부-IMF정례정책협의(~14일)
- 산업자원부, 5월 수출입동향 발표
- 한국은행, 외환보유액 발표

<>2일 - (주)새한 워크아웃 채권단회의

<>주중 - 정유사, 휘발유등 석유제품가 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