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2002년 월드컵에 대비, 5백여곳의 러브호텔을 "월드컵 공식 숙박업소"로 지정, 숙박난을 해소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렇게 될 경우 외국인들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줄 우려가 높다.

러브호텔의 분위기로 보아 외국인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는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외국인 숙박업소로 공식 지정된 러브호텔은 기본적으로 외국어 사용이 가능하고 또 주변에서 아침식사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는 요건을 내세웠다고 한다.

호텔에서 쓰는 외국어라고 해 봐야 방값과 언제 와서 언제 나갈 것인가 하는 정도의 의사소통이면 충분할 것이다.

결국 별다른 제약요건이 될 수 없는 것 아닐까.

그리고 다른 도시도 마찬가지지만 서울에서 외국인들이 아침식사를 밖에서 사 먹을 수 있는 곳은 거의 없다.

아침에 문을 여는 식당은 술꾼들 속풀이 정도의 선지 해장국 파는 곳이 고작 아닌가.

이 때문에 나는 민박 알선이 가장 무난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민박은 우리 문화를 있는 그대로 알릴 수 있고 또 각 가정은 세계화를 체험해 보는 계기도 된다.

다행히 서울은 전체 주택의 47%가 외국인들이 숙박하는데 문제가 없는 아파트다.

대중교통도 그런대로 이용할만한 수준이다.

공연히 월드컵을 계기로 러브호텔에 소요자금 융자, 교통유발 부담금, 환경개선 부담금 감면 등의 혜택을 주는 것은 다시 생각해 볼 일이다.

서울시의 계획자체를 백지화하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숙박수요를 민박으로 상당수 흡수시키는 문제를 진지하고 차분하게 고려해 보라는 것이다.

강신영 <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