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 1.4분기중의 경제성장률 12.8%는 어떤 기준으로 보아도 고도성장임에 틀림없다.

더구나 지난해 2.4분기 이후 4분기째 두자릿수의 성장률을 이어가고 있어 경기과열 논란이 제기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런 현상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과연 진정책을 써야할 만큼 경기가 과열된 것인가,또 최근들어 증폭되고 있는 경제위기설은 어떻게 된 것인가 등의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성장의 내용과 실물및 금융시장동향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보면 그 해답을 구하기란 어렵지 않다.

우선 1.4분기의 두자릿수 성장률에는 지난 98년의 마이너스 성장으로 인한 통계적 착시현상이 아직도 존재하고 있다.

한국은행도 계절조정을 거친 1.4분기의 전분기대비 성장률은 1.8%에 머물러,이를 연율로 환산할 경우 7.2%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 3월중 제조업가동률이 8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과열이라고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

인플레 우려도 과열논란의 한 축을 이룬다.

물론 물가불안의 우려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성장내용을 분석해 보면 초과수요에 의한 인플레 가능성은 많지않다.

1.4분기의 성장기여도를 보면 수출증가 요인이 47.9%,설비투자 확대 27.5%,민간소비 증가가 25.2%등으로 나타났다.

경제성장이 수출과 투자확대에 기인한 것이지 민간소비증가에 주도된게 아님을 보여주는 통계다.

따라서 초과수요에 의한 인플레 압력은 걱정할 정도가 아니라는 얘기다.

사회일각에서 나타나고 있는 과소비현상은 일부 고소득층에서 한정된 현상으로 보는 것이 옳다.

물론 국제유가상승등의 비용증가에 따른 물가불안은 별도의 대책이 필요한 사안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주목해 보아야할 과제는 최근의 금융시장동향이다.

대우사태로 야기된 금융불안이 매우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고 볼때 언젠가는 실물경제의 애로요인으로 작용하게될 것임은 분명하다.

벌써부터 기업자금조달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주식시장의 침체에 채권시장마저 마비상태에 이르러 그동안 기업들이 크게 의존해오던 직접금융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이 완전히 막혀버렸기 때문이다.

여기에 금리인상 또는 금융긴축이 맞물릴 경우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자세한 설명이 필요없다고 본다.

지금 우리경제가 우선 해결해야 할 정책과제는 과열논란이 아니라 금융시장안정이다.

거시지표의 겉모습만 볼 것이 아니라 실물경제의 내면과 금융시장의 동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신중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