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대구 광주 대전등 지방 대도시의 대형 패션쇼핑몰들이 공급과잉에 따른 불황으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매장분양이 제대로 안되고 있을 뿐 아니라 손님이 없어 사실상 "개점휴업"양상을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앞으로도 지역별로 2~3개씩의 쇼핑몰이 더 들어설 예정이어서 불황은 더 심화될 전망이다.

이에따라 이들 지방 쇼핑몰에 상품을 공급하는 동대문.남대문 등 서울지역 쇼핑몰에까지 파급효과를 미치는 "불황 도미노"현상까지 우려된다.

<>분양률 저조하다=부산의 경우 르네시떼,네오스포,지오플레이스등 3개의 쇼핑몰이 영업중이나 지난해 2월 문을 먼저 열어 고정고객을 확보한 르네시떼 외의 나머지 쇼핑몰들은 모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네오스포와 지오플레이스는 개점 3개월이 넘었지만 아직 매장이 60%정도 밖에 차있지 않은 상태다.

그나마 초기에 들어온 점주들 가운데 상당수는 벌써 새로 임대를 주거나 아예 영업을 포기했다.

네오스포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한 상인은 "상가가 문을 닫는 새벽 1시까지 영업을 할 수 있지만 장사가 안돼 일찍 문을 닫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게다가 이 지역에서는 올해 2~3개 쇼핑몰이 추가로 문을 열 예정이어서 상인들의 시름은 더해가고 있다.

갤러리존과 CMB 2개의 쇼핑몰이 있는 대구지역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개장 초기 두곳 모두 서울에서 내려온 상인들로 점포가 1백% 차있었으나 지금은 절반 이상이 빠져나갔다.

이곳 동성로에 3개의 쇼핑몰이 더 들어설 예정이어서 상황은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쇼핑몰 열기에 힘입어 지난해 문을 연 광주의 이프유,밀레니엄월드 대전의 멜리오,XN빌리지등도 아직 점포분양율이 60~70%정도 밖에 안될 정도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마케팅 전략이 없다=이들 지방 대형 쇼핑몰들이 고전하고 있는 것은 수요파악 등 사전조사를 거치지 않은채 너도나도 시장에 뛰어들어 공급과잉을 유발한데 큰 원인이 있는 것으로 관계자들은 진단하고 있다.

유통전문가들은 "서울 두산타워와 밀리오레의 성공요인은 패션밸리로 불릴 정도로 경쟁력을 갖춘 자체 디자인 창출능력에 있다"며 "지방 쇼핑몰은 이같은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이라고 지적한다.

부산의 경우 젊은층의 구매력을 활용할 수 있는 상권에 위치하지 않은 입지선정 실패 등도 실패 원인으로 꼽힌다.

<>불황도미노 우려된다=쇼핑몰의 영업이 부진할 경우 피해는 대부분 영세한 시장상인들에게 돌아가게 마련이다.

건물주나 지역개발업자는 분양만 이뤄지면 손해볼 일이 없다.

일부 악덕업자들은 이를 악용,상가를 지어놓은 뒤 권리금만 챙겨 빠져나가는 식의 투기행태를 벌이기도 한다.

더욱이 이들 지방 쇼핑몰들의 부진이 이들에 제품을 공급하는 서울 쇼핑몰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삼성경제연구소의 김양희 박사는 "지금과 같은 지방 쇼핑몰의 불황이 계속될 경우 곧 서울의 도매상들까지 피해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