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소프트웨어 유통업체 한국소프트중심의 장석미 대리는 하얀 동안에 긴 생머리가 인상적인 26세 미혼 여성이다.

하지만 젊고 나이어린 여성이라는 외적 요인 만으로 그를 판단하는 것은 무리.

장대리는 최근 중요성이 계속 커지는 데이터베이스(DB) 기획 분야에서만 5년째 실무 경험을 쌓은 베테랑이다.

렛츠뮤직 올MP3 아이민트 소프라노닷컴 등 유명 사이트의 DB가 그의 손을 거쳐 구축됐다.

장 대리가 DB 설계와 구축 업무를 시작한 것은 1996년 초.

대학(연세대 92학번)을 졸업한 해 디지털조선 정보자료실에 입사하면서 DB와 연을 맺게 됐다.

그의 학교 때 전공은 인터넷과는 거리가 먼 듯한 아동학.

하지만 개인적으로 컴퓨터 만지는 것을 즐겨 다른 친구들 보다 컴퓨터 사용이 능한 편이었다.

컴퓨터로 자료 입력하는 아르바이트를 했는가 하면 유니세프(국제아동보호기금)에서 컴퓨터 업무 자원봉사도 했다.

친구들 사이에서 "컴도사"로 불렸지만 정작 지금의 전공 분야인 DB에 대해서는 "주소록 비슷한 것 아닌가" 하는 정도의 인식 밖에 없었다.

그런데 첫 직장에서 맡은 일이 신문에 나온 기사와 사진을 DB로 구축하는 것과 사업용 전광판에 쓰는 동영상을 DB로 만드는 일이다 보니 생각이 달라졌다.

처음엔 멋모르고 시작했지만 하면 할수록 중요성이 실감돼 "이 분야의 프로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정보의 양은 갈수록 늘어나는데 아무리 정보가 풍부해도 필요한 때 바로 찾아 사용할 수 없다면 의미가 없다"며 "DB는 바로 이 옥구슬(정보)을 꿰어 담는 실과 그릇"이라며 DB예찬론을 폈다.

두번째 직장은 나눔기술.

여기서 음악 전문 사이트인 "렛츠뮤직",MP3파일 다운로드 사이트 "올MP3",전자화폐 사이트 "아이민트"등 3개 사이트의 콘텐츠 DB를 구축,설계했다.

현 직장인 한국소프트중심으로 옮긴 것은 99년 10월.

소프트중심의 소프라노닷컴(www.sofrano.com) 사이트 DB를 구축.관리중이다.

장 대리는 "큰 프로젝트에 많이 참여할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행운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터넷 업체 종사자 대부분이 그렇듯 장대리 또한 업무가 한창 바쁠 때는 2~3일 연달아 밤샘작업을 하는 일이 많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렛츠뮤직 사이트 개설 때.

사흘동안 한번도 사무실 밖으로 못 나가고 준비한끝에 사이트를 열었는데 접속자가 하도 몰려 시스템이 다운됐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를 상황이었다"고.

DB 전문가가 되고 싶어하는 후배들에게는 "마이크로소프트의 SQL 서버나 오라클의 DB 등 기본 프로그램을 익히는 것이 좋다"고 조언하면서도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인터넷의 성격에 대한 이해와 실전 경험"이라고 덧붙였다.

조정애 기자 jcho@ 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