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마케팅에는 반드시 보이지 않는 뿌리가 존재합니다.
탄탄한 이론적 배경없이 감각에 의존한 전략은 결코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습니다"

제2회 한경마케팅대회 특별상을 수상한 홍성태 교수(한양대 경영학부)는 우리 기업에는 전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한 고유의 마케팅 전략이 절실함을 강조했다.

이론을 무시한채 감각적으로만 접근해 만든 제품은 단명할 수밖에 없다는게 그의 의견이다.

국내에서 보기드문 소비자 심리이론의 전문가인 홍 교수는 그의 저서 "보이지 않는 뿌리"(1999,박영사)에서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진짜 마케팅이란 어떤 것인가를 풀어놨다.

마케팅 이론과 실무를 수요자 관점에서 분석하고 이를 기업의 전략기획에 접목시킨 이 책에는 홍 교수가 8년간 수집한 자료와 사례의 결정체가 담겨 있다.

"보이지 않는 뿌리"에서도 역설했듯 그는 "마케팅 전략은 기업전략과 달리 철저하게 아래에서 위로 짜 올라가야 한다"고 말한다.

전략수립과정이 곧 전술적이어야 한다는 얘기다.

소비자의 행동에 조금만 변화를 유도해 전체 시장의 구도를 바꾼다는 생각,이것이 전술적 사고의 핵심이다.

"하이트맥주의 성공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고객 한명 한명의 마음을 조금씩 흔들어 시장 전체를 바꾼 사례지요.

또 소비자의 욕구를 단순히 따라가기보다는 새로운 제품으로 소비자를 리드해야 승자가 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 줬습니다" 반면 성공의 근원적 비결을 알지 못하는 기업들은 경쟁사의 것을 흉내낸 아류상품과 유사광고들을 남발한다.

시중에 30가지가 넘게 나와 있는 쌀우유 제품이나 테크노댄스를 주제로 한 수많은 광고들이 그렇다.

마케팅전략이 소비자보다 한발짝 앞서 나가기 위한 필수요건으로 그는 훈련된 창의성을 꼽는다.

"꽃은 뿌리에서 나오는데 사람들은 꽃만 봅니다.

마찬가지로 독특한 전략 아이디어는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지식에서 비롯되지요" 자유롭게 응용할 진정한 창의력은 정석을 완전히 익힌 후에야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현지인의 입맛에 맞는 라면 개발로 세계 80개국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농심, 유럽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냉장고를 개발해 히트시킨 LG전자, 아침에 콜라를 마시자는 이색주장으로 어필한 펩시 등이 정석을 익힌 다음 나온 창작품이라고 그는 평가했다.

현재 트렌드의 첨병이라고 할 수 있는 인터넷 회사와 광고대행사 등 기업들의 이미지 관리를 맡고 있는 홍 교수는 한양대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과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석.박사학위를 땄다.

지난 87년에는 박사학위 논문으로 미국 소비자학회 최우수 졸업논문상을 받았으며 일리노이대학과 미주리대학 교수 시절에는 올해의 최우수 교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설현정 기자 sol@ 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