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신탁에 3조원,대한투자신탁에 1조9천억원 등 모두 4조9천억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되는 것을 보면서 우리가 갖는 의문은 과연 이번 공적자금 투입으로 부실 문제가 해결되고 경영이 정상화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들 투신이 관련된 몇건의 소송이 아직 진행 중임을 감안하면 5조5천억원에 이른다는 부실 규모부터가 유동적인데다 투신사와 금융 당국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이미 크게 흔들리고 있고 최근에는 증권시장까지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전도를 낙관할 수 만은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당국이 마련한 투신사 정상화 방안에 따르면 한국 대한 2개 투신사는 오는 25,26일 주총과 함께 증권사와 운용사로 분리되고,이중 증권사에 대해 오는 9월말까지 순차적으로 공적자금이 투입되며 대한투신이 2천억원,한국투신이 4천억원등 합계 6천억원의 강력한 자구노력을 단행한다는 것이 골자다.

또 이 과정에서 그동안 논란이 적지않았던 채권 싯가평가를 실시함으로써 투자신탁사의 성격을 그동안의 "사실상 예금기관" 비슷한 지위에서 투신업법의 취지에 맞는 명실상부한 투자기관으로 전환시킨다는 것이다.

당국이 마련한 이같은 정상화 방안은 일견 이들 2개 투신사의 재무제표를 깨끗하게 단장하고 대우관련 부실을 일거에 해소한다는 점에서는 불가피한 조치라고 볼 수 있겠다.

또 투신운용을 분리하고 실적에 상응한 배당을 줄 수 있는 체제를 갖춘다는 점에서는 진일보한 해법이라는 평가도 받을 만하다.

그러나 실적배당부 상품의 부실과 자금 유출 문제가 이들 양대 투신 외에 은행신탁에까지 광범위한 영역에 걸쳐 있고 날로 단기화되고 있는 금융시장의 자금이동 성향을 고려하면 공적자금 투입을 통한 부실처리가 투신사 경영의 정상화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그리 간단치 않은 과제임도 분명하다.

투신사 경영정상화가 증권시장이나 금융시장의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기까지 하다면 당국과 투신사가 앞으로 취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방법은 임기응변적 대응보다는 원칙에 입각한 일처리라 할 것이다.

싯가평가를 앞두고 인위적으로 금리를 끌어내리는등 또다시 가격조작을 되풀이하면서 문제를 덮고 연기하는 방안을 찾는다면 투신정상화는 일정표만 갈아끼우는 미완의 과제로 남게될 것이다.

투신 스스로의 개혁은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다.

특히 공공기관 비슷했던 지금까지의 조직구조를 벗어던지고 자산운용 전문조직에 걸맞은 뼈를 깎는 체질 개선을 이루어 내야 한다.

몇조원의 공적자금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먼저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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