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규제개혁 노력에도 불구하고 2개 이상의 정부 부처가 중복 규제하는 법률이 2백92개에 달하고 부처별 규제 기준마저 서로 달라 정부 규제가 여전히 기업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4일 "정부기능과 중복규제"라는 보고서를 통해 사업장 안전과 공장 건설, 물류, 식수, 환경 등 16개 분야에서 2~13개 부처가 모두 2백92개에 달하는 별도의 법률로 기업활동을 중복 규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특정 부처의 문제되는 규제를 정비하는 현재의 규제 개혁 방식을 부처간에 걸쳐있는 규제를 일원화하고 행정처리절차를 개선하는 쪽으로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 보고서를 작성한 전경련 신종익 규제개혁팀장은 "정부의 개혁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여전히 규제가 많다고 느끼는 것은 부처간 중복 규제가 전혀 해소되지 못한데 따른 현상"이라고 말했다.

사업장 안전의 경우 노동부가 총괄하고 있지만 건설교통부 등 위험물을 담당하는 부처에서 별도의 법과 산하기관을 두고 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사고처리까지 포함하면 60개 법률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 보호분야도 재정경제부 등 8개 부처가 30개의 법률로 중복 규제하고 있다.

표시광고 부문은 공정거래위원회 등 13개 부처가 88개 법률로, 지식재산권 부문은 특허청 등 5개 부처가 12개 법률로 각각 중복 규제하고 있다고 전경련측은 주장했다.

더욱이 부처별 규제 기준도 달라 산업입지법에 의해 공장부지를 조성하는 경우 환경 등 영향평가를 받는 대상면적은 환경(15만평방m) 교통(20만평방m) 인구(30만평방m)별로 제각각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석중 전경련 상무는 "중복 규제를 정비하려면 유사 규제와 산하기관을 통폐합해야 하는데 부처간 이해 다툼이 심해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구학 기자 cgh@k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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