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소그룹의 계열분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현대 구조조정위원회 고위관계자는 14일 "오는 6월말로 예정된 자동차 소그룹의 계열분리를 위해 계열사간 지분정리를 5월말까지 마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계열사간 지급보증은 완전히 해소된 상태여서 지분정리만 끝나면 6월초에 공정거래위원회에 관련서류를 제출하고 6월말까지 계열분리를 매듭지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자동차소그룹은 오는 7월부터 현대그룹에서 완전히 떨어져나와 별도의 "그룹"으로 출범하게 된다.

현대자동차는 오는 17일 이사회를 열어 이같은 내용의 계열분리 계획과 일정을 확정할 예정이다.

자동차 소그룹은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캐피탈 및 지주회사 역할을 하게 될 현대정공 등 4개사에 인천제철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인천제철은 현대전자, 현대자동차, 정몽구 자동차회장 등 3대 대주주의 지분을 계열분리 요건에 맞춰 정리하는데 어려움이 있어 일단 자동차 소그룹에 포함된 채로 분리된다.

그러나 인천제철이 계속 자동차소그룹에 잔류하는 것은 아니며 연내에 다시 자동차소그룹에서 분리되는 2단계 분리일정을 밟게될 것으로 보인다.

구조조정위의 한 관계자는 "인천제철은 자동차 소그룹과는 별개로 독자적인 분리 일정을 밟게 될것"이라고 밝혔다.

현대 자동차 소그룹 4개사는 지난해말 현재 매출 24조 3천억원,자산 28조 8천억원으로 재계 7위 수준에 해당한다.

<>지분정리 어떻게 되고 있나=최대 관건은 현대차의 최대주주인 현대중공업 지분(6.77%)과 현대건설 지분(2.76%),현대차가 갖고 있는 고려산업개발 지분(22.67%)을 3% 미만으로 낮추는 것이다.

구조조정위와 현대자동차는 자동차 지분의 경우 중공업 보유 지분만 3% 미만으로 유지키로 하고 나머지 지분은 자동차소그룹내 계열사로 모두 넘기기로 방침을 정했다.

아직 지분을 인수할 회사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현대정공이 서산지역 부동산 매각 등을 통해 인수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20% 상당의 고려산업개발 지분은 현대건설이 인수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 정리대상 주식은 대부분 주가가 장부가보다 낮아 상당한 매각손이 예상된다.

고려산업개발 주식의 경우 현대차의 장부가는 주당 5천원이지만 주가는 지난 12일 현재 1천7백20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분리이후 지분관리는 어떻게 하나=계열분리가 이뤄지면 현대정공이 사실상 현대차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되 소그룹내 계열사간 순환출자가 이뤄져 경영권이 방어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정공은 중공업과 건설로부터 6.5% 상당을 모두 넘겨받을 경우 현대차 지분이 7.84%에서 14% 이상으로 늘어나게 된다.

현재 정몽구회장 4.01%,정주영 명예회장 등 친인척 0.09%,우리사주 12%등을 포함하면 우호지분은 30% 이상에 이르게 된다.

여기에다 기아차는 정공 지분 10%를 취득,인천제철(16.47%)에 이어 2대주주로 떠오를 예정으로 있다.

정공은 현대차의 최대주주,현대차는 기아차의 최대주주,기아차는 정공의 대주주가 되는 셈이다.

또 현대차는 캐피탈을 매개로 한 소순환 출자관계와 인천제철이 끼여있는 또 다른 순환출자관계도 형성하고 있어 외부의 적대적 지분인수에 대항할 수 있는 강력한 방어막을 갖추게 된다.

<>인천제철은 왜 자동차소그룹에 포함돼 분리되나=공정위가 인천제철 채권단을 단일 주주로 볼 수 없다며 계열완전분리를 위한 현대측 지분축소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채권단 지분이 29%로 현대측 지분(14.1%)보다 많지만 채권단이 19개 금융기관으로 이뤄진 만큼 최대주주는 현재의 지분구조로는 여전히 현대라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현재 각각 4.7%씩의 지분을 갖고 있는 현대전자, 현대차, 정몽구 회장 등 3대 대주주중 어느 한 쪽의 지분을 해소해 채권단중 최대주주인 산업은행 지분(11.6%) 이하로 낮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문희수 기자 mhs@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