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T-2000(차세대이동통신)은 국제통신엽합(ITU)이 밝히는 바와 같이 세계적 차원의 서비스,고도의 데이터 전송,다중 동시연결 지원,유선에 비견될 통화품질,스펙트럼의 효율적 사용 그리고 다양한 서비스의 통합이 특징이다.

이는 무선통신과 고속 인터넷의 화려한 융합을 가져옴으로써 세계 통신시장의 경쟁구조를 변화시킬 것이 확실하다.

이러한 IMT-2000을 둘러싸고 본격적 서비스 개시를 위한 각국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유럽에서는 핀란드,스페인,영국이 사업자 선정을 마무리했고 독일,스웨덴,이탈리아 등도 연내에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독일이 2001년에 서비스를 개시하는 것을 비롯하여 대부분 유럽국가들이 2002년중서비스 개시를 서두르고 있다.

미국은 허가 및 서비스 개시시기와 관련하여 업계자율에 맡기고 있으나 이미 업체들은 IMT-2000 서비스와 관련한 대응을 시작했다.

일본은 금년 6월 사업자 허가를 마무리할 예정이며 NTT 도코모의 경우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오는 2001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을 갖고 있다.

IMT-2000은 기본적으로 세계적 서비스를 특징으로 하기 때문에 벌써부터 세계적 차원에서 규모의 이익을 위한 업체들간 협력과 제휴도 가시화되고 있다.

유럽과 미국의 이동통신회사들의 야심찬 세계시장 선점전략 강화와 일본 NTT 도코모의 유럽진출이 바로 그것이다.

도코모는 네덜란드의 KPN 모바일과의 자본제휴를 토대로 영국의 오렌지 매수를 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벌써부터 보다폰 에어터치의 본거지인 유럽에서의 경쟁구도가 주목되고 있다.

IMT-2000은 세계적 차원에서 단말기나 기지국 관련 장비업체들의 손잡기도 동시에 초래하고 있다.

에릭슨 등 유럽의 업체는 물론 일본과 미국업체들이 각국의 IMT-2000 사업자와의 제휴나 동종업체들간 협력 추진이 바로 그것이다.

한편 우리나라는 2002년 차세대이동통신 서비스를 개시한다는 목표로 오는 6월에 정책적 지침을 마련하고 연말까지는 사업자 선정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IMT-2000을 둘러싸고 유럽,미국,일본기업들이 벌써부터 세계적 시장선점 전략에 골몰하는 것과는 달리 우리는 국내표준을 둘러싼 논쟁에 휘말려 있다.

이 논쟁을 본질을 보면 결국은 IMT-2000과 관련해 국내시장 선점을 위한 국내사업자간 이해관계의 차이다.

IMT-2000의 특징이 글로벌 서비스라는 점을 감안할 때 국내외 시장의 구분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어 이러한 논의가 큰 의미를 가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국제통신연합의 IMT-2000이라는 임시봉합적 복수표준의 이면에는 근본적으로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기술선진국 기업들간 시장패권과 기술라이센싱을 둘러싼 이해관계의 합의가 내재돼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기술자체의 우위성이나 기술료와 관련한 우리의 논쟁도 그 의미가 크다고는 볼 수 없다.

세계시장을 무대로 전개되는 국제적 제휴와 협력을 통한 경쟁구도에서 우리 스스로 우리 발목을 한정된 영역에 묶어 둘 필요는 없다.

유럽식 비동기방식에 기초한 광범위한 시장(GSM)도 현실이고 미국식 동기방식에 기초한 시장(CDMA)또한 현실인 이상 W-CDMA도 CDMA 2000도 이들 사이의 제3의 방식도 IMT-2000 이름하의 시장현실로 나타날 것이다.

중국시장이라는 변수도 고려할 때 이는 특히 그렇다.

물론 언젠가 시장이 어느 한쪽을 선택해 버릴 수도 있고 상호간 기술적 수렴도 불가능한 것이 아닐지 모른다.

우리 입장에서 볼 때 미국식 동기방식에 의한 지금까지의 기술적 성과나 투자비용도 고려해야 할 제약조건임에는 분명하지만 세계시장의 구성변화 역시 매우 중요한 조건이다.

왜냐하면 IMT-2000에 대한 우리의 목적함수는 수출 등 세계시장을 상대로 경제적 이익의 극대화이기 때문이다.

안현실 < 전문위원 ahs@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