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본대책인 무역수지 개선이 하루아침에 개선되기 힘든 현 실정에서 가장 효과적인 대책은 내국 민간인의 외환보유고를 늘리도록 하는 것이다.

화폐에는 교환 매개 기능,가치 척도 기능,그리고 가치 저장 기능 등이 있다.

현재 내국인들에게 있어 달러화는 오직 교환과 가치 척도 기능으로밖에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

가치 저장은 모두 정부와 은행 몫이다.

기업이나 개인은 달러화의 즉각적 소비자로만 인식된다.

때문에 주식투자 용도로 단기 외자가 들어와 환율이 떨어질 경우,정부는 의례 수출산업이 위축된다며 달러 소비 진작책을 쏟아낸다.

해외송금액수 제한을 없애고 자본거래를 자유화해 달러 소비를 부추긴다.

또 외평채를 발행해 정부가 직접적인 달러 매수 주체로서 해외투자를 감행한다.

은행들에게도 시중 달러를 적극 흡수하라고 독려한다.

그러나 이는 정부와 은행이 모든 투자 및 환위험을 떠 안는 위험천만한 방식이다.

게다가 외평채 발행은 채권시장과 금리를 불안하게 한다.

실제로 바로 이런 처방을 했다가 김영삼 정부가 외환위기를 맞았다.

외환의 소비,즉 외화반출과 외화보유는 별개의 것이다.

사실 지금 한국인들에겐 달러 소비욕구보다 보유욕구가 엄청나게 큰 편이다.

중국이 환율안정에 상당한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것도 중국인 개개인이 가진 달러보유고가 많기 때문에 만약의 사태에도 갑작스런 대량 달러수요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생각 때문이다.

시장 참여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각자의 판단이 달라 팔자와 사자가 균형을 이룰 수 있는 법이다.

깊은 못이 바람에 파랑이 덜 이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런 점에서 정부는 개인들의 외환 보유와 거래를 적극 권장할 일이다.

특히 환율이 낮은 지금이 적기다.

낮은 값에 달러를 사 둔 개인은 환율이 오를 때 환차익을 남김으로써 국가 전체적 위기사태를 모면케 해 준다.

그리고 이를 위해 당연히 외환거래 매매 수수료를 전신환의 경우 현행 2~3%에서 0.5%대로 대폭 낮춰야 한다.

따라서 이를 위해 민간은행들의 인터넷 외환거래를 권장하고 외화예금 관련 규제를 대폭 풀어야 한다.

물론 개인 당 최고 보유액수는 적정 수준으로 제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하면 외환시장이 외국인 손에 놀아나는 경우도 없어지고,달러의 과소비도 막을 수 있다.

수출에서 고작 3~4%의 마진을 남겨 그 대부분을 외환수수료로 날리는 중소기업들의 고충도 크게 덜어줄 수 있다.

정부는 내국인들의 달러 보유는 막고 소비를 권장하는 참으로 괴이한 현행 외환관리방식을 시급히 바꾸어야 한다.

소비,즉 해외투자와 송금,해외지출 등은 규제하되,보유와 거래량은 양성화하고 적극 권장해 지금의 몇 십 배 수준으로 늘도록 해야 한다.

신동욱 < 전문위원 shindw@ked.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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