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토종 벤처기업들의 지방탈출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로의 엑소더스다.

"성공"한 벤처기업은 거의 예외없이 서울로 둥지를 옮길 정도다.

자금과 인력 정보 등 벤처기업 성장에 필수적인 인프라가 지방에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최근들어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가 거의 동결되면서 지방에서는 기업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지기도 했다.

이에 따라 지방자치단체들은 벤처기업 잡아두기에 비상이 걸렸다.

벤처기업에 대한 대대적인 자금지원 계획을 세우고 벤처특화단지 구축에 나서는 등 우수한 벤처기업의 서울행을 막는 데 안간힘을 쏟고 있다.


<>지방탈출 러시=3차원 롤플레잉 게임을 개발,창업 3년만에 25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인천에서 일약 유망 기업으로 떠올랐던 "리딩엣지"는 최근 서울로 훌쩍 떠났다.

인천시가 송도테크노파크에 입주시켜 여러가지 혜택을 주겠다고 했지만 미래에 대한 화려한 설계도를 그리고 있는 벤처기업의 기대를 채워주기엔 역부족이었다.

인천시 연수구의 벤처타운에 입주했던 "웹투폰"은 서울의 모 업체와 합병하면서 서울로 옮겼다.

뛰어난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지만 인천에서는 자금조달이 되지 않아 할수없이 합병을 택했다.

부산에서는 꽤 잘나가는 벤처기업인 "인터벰" "스타VA" "네오소프트" "웹커뮤니티" 등 10여개사가 최근 본사를 서울로 옮겼다.

대구에서도 자본금 2백억원의 중견 인터넷 서비스업체인 "나라비전"이 서울로 떠났다.

울산의 전자게시판 프로그램 업체인 "코딩센서"와 "한국C&C기술",전남 나주의 동신대 창업보육센터에 있던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사이버토피아"와 건물 유지보수 용역업체인 "크린텍"도 지방탈출을 택했다.


<>서울로 가는 까닭=지방에서는 당장 살아남기가 어려워졌다고 한다.

우선 자금조달이 안된다.

서울에 있는 벤처기업들은 창투사나 개인투자자들로부터 액면가의 5~10배의 "할증투자"를 받아 운영자금과 투자자금으로 쓰고 있지만 지방에선 언감생심이다.

경제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가 시들해진 요즘은 상황이 아주 심각하다.

직원들의 월급마저 문제가 될 정도다.

고급인력들도 지방근무를 기피한다.

지방에 있던 인력 마저 서울에 있는 기업에 싹쓸이 당해 운영요원을 채우기도 어렵다.

지방에서는 업계 정보에 어두워 새로운 조류를 따라잡는 것도 힘들다.

더군다나 벤처기업의 꿈이라 할 수 있는 "코스닥 등록"이 지방에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사전준비와 인맥형성 관련기관 접촉 등 준비과정에서부터 벽에 부딛친다.

사장이 몇달동안 서울에 살아야 할 정도다.

대구지역이 연고인 나라비전의 한이식 사장은 "서울로 회사를 옮기고 나서 기업가치가 10배이상 올라갔다"며 "코스닥에 등록하려면 아무래도 지방에선 힘겹다"고 말했다.


<>지자체 비상=벤처기업의 이탈을 막기위해 지자체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부산시의 경우 르노-삼성차 출범을 계기로 오는 2002년까지 자동차 부품업체와 자동차 관련 포털사이트 업체 1백개를 육성키로 했다.

자동차산업 벤처기지로 특화한다는 전략이다.

인천시는 올들어 무려 1천억원을 벤처기업 지원에 쏟아부었다.

송도 미디어밸리 조성도 앞당기기로 했다.

대구시는 각 대학과 연계한 테크노파크와 창업보육센터를 운영하는 등 산학협력체제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울산시는 대기업과 벤처기업간의 협력체제를 갖추는 데 역점을 두고 오는 7월 신용보증재단을 설립하고 벤처빌딩 건립도 서두르기로 했다.

그러나 이같은 지자체들의 노력도 벤처기업에는 잘 먹혀들지 않고 있다.

아무리 퍼 부어도 서울과 비교하면 열세이기 때문이다.

한 벤처기업가는 "우리나라가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한 산업활력을 유지하려면 벤처기업의 저변을 지방으로 확산시캬야 한다"며 "지방에 대한 정책적인 배려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 강창동 기자 cdkang@ked.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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