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구멍에 손가락을 넣어보면 양쪽 콧구멍을 나누고 있는 비중격이 한가운데 반듯이 수직으로 위치한 사람이 별로 없다.

누구나 조금은 좌측 또는 우측으로 비중격이 휘어져있다.

이런 비중격만곡증은 일반적으로 활동에 큰 지장을 주지 않는다.

그러나 숨쉬는데 장애를 주거나 합병증을 일으킬 경우 수술로 치료할 필요가 있다.

비중격만곡증은 남자에게 다소 많고 비중격이 왼쪽으로 휘어 왼쪽 콧구멍이 좁아지는 경우가 많다.

발생원인으로는 직접적인 외상으로 인한 경우가 가장 흔하다.

이때에는 비중격 연골부나 골부(연골부 위쪽 또는 뒤쪽에 연결된 단단한 뼈)에 복잡한 형태의 기형이 초래될수 있다.

특히 영유아기의 외상은 더욱 심한 기형을 만든다.

다음으로는 태아가 자궁안에서 비정상인 위치로 놓였을때,자궁이 기형이어서 코와 윗턱부위가 눌렸을때,분만할때 얼굴이 심하게 압박을 받을때 비중격만곡이 일어날수 있다.

또는 비중격연골이 비강내에 있어야 할 원래 크기보다 더 크게 발육돼 다른 비강구조물들과 부조화를 이룸으로써 비중격만곡이 생긴다.

이밖에 비염 축농증이 비중격만곡증에 영향을 줄수 있다.

비중격이 휘면 코가 심하게 막히고 코딱지도 많이 생기며 코피도 자주 난다.

코맹맹이 소리를 내게 되며 코에 염증도 잘 생기게 마련이다.

비강안이 건조해서 불편하며 이로 인해 비점막에 궤양이나 출혈이 발생하기도 한다.

심하면 입을 벌리고 호흡할 정도로 지장이 생기고 콧뒤쪽으로 콧물이 넘어감으로써 인두염 만성기침 기관지염 등의 합병증을 일으킬수 있다.

구조적으로는 비중격만곡으로 넓어진 콧구멍 쪽에는 조직이 살찐 것처럼 불어나고,좁아진 콧구멍에는 음압이 생겨 주위의 비점막에 부종이 나타난다.

정신적으로 머리가 무겁고 산만하며 기억력이 감퇴하거나 수면장애가 일어나는 증상을 호소할수 있다.

이용배 성균관대 강북삼성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치료를 결정하는데 비중격의 휜 정도는 별로 문제가 되지 않고 호흡 발성 등에 기능적인 장애를 일으키거나 합병증을 유발할때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비점막수축제를 써서 일시적인 효과를 볼수 있으나 대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며 "가벼운 경우는 비중격에 칼집만 넣어도 아무는 과정에서 비중격이 반듯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심한 경우는 비중격의 점막부위는 남기고 연골이나 골부만를 제거하게 되는데 점막과 콧구멍을 지지하는 연골이 남아있으므로 코모양에는 큰 이상이 없다.

예컨대 코를 높이는 성형수술을 할때 비중격을 일부 떼어내 사용하거나,뇌종양을 제거할때 수술기구를 넣기 위해 일부러 비중격을 파괴하지만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수술은 비중격발육이 완료되는 만17세이후에 받는 것이 좋다.

합병증은 드물지만 콧날이 주저앉거나 비중격에 구멍이 뚫리는 현상이 나타날수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