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뒤늦게나마 그동안의 마구잡이식 도시개발을 막겠다고 나선 것은 잘한 일이다.

개발이익을 노린 고층건물 신축 또는 재건축을 이대로 방치할 경우 과밀개발에 따른 교통혼잡 환경훼손 편의시설부족 등으로 주거환경이 더욱 열악해질 것은 말할 것도 없고,재건축한다고 멀쩡한 건물을 부숴 경제적 손실도 적지 않은데다 결국은 수도권 과밀현상을 부채질하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일반주거지역과 준주거지역의 용적률을 낮추고 건폐율도 하향조정하는 내용의 "도시계획 조례"를 오는 7월 제정한다고 입법예고했다.

지금까지는 "건축조례"만 있었고 계획개념을 도입한 조례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하니 그동안 서울시 건축행정이 얼마나 마구잡이로 시행됐는지 짐작할만 하다.

앞으로는 주거지역을 1종과 2종으로 세분하고 "지구단위 계획구역" 지정대상에 재건축 예정부지를 포함시키며 하천경관지구를 새로 지정하되 그동안 구청장에게 위임된 경관지구와 고도지구의 지정권은 시장이 직접 행사하게 된다고 한다.

도시계획을 세분화하고 규제를 강화해 난개발을 막겠다는 행정당국의 의지를 분명히 한 셈이다.

그러나 서울시의 강력한 의지표명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난개발 방지를 낙관할 수 없다고 본다.

과거에도 까다로운 규제가 엄청나게 많았지만 정작 무분별한 도시개발을 막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재정수입을 늘리는데 눈먼 일부 구청들이 일반주거지역을 준주거지역 또는 상업지역으로 용도변경을 해줘 과밀화를 부채질했다.

따라서 난개발을 막자면 토지용도나 지구지정을 도시계획대로 엄격히 지키는 것이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개발이익을 앞세운 압력을 물리치고 원칙을 지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서울시 신규주택 공급의 대부분이 재건축 아파트인 현실에서 용적률 인하는 주택공급 축소와 이에따른 집값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들어 벌써부터 반발이 상당하다.

강남 일부지역에서는 7월전에 재건축을 서두르려는 움직임이 있는가 하면 서울시가 건축규제를 강화할 경우 그 여파로 경기도지역의 난개발을 유발할 수 있다는 걱정도 적지 않다.

이점에서 서울시의 난개발 방지노력은 수도권 과밀억제라는 큰 틀에서 조율돼야 하겠지만 이에 못지 않게 이해당사자들의 무분별한 개발이익추구 지양,재건축 대신 리모델링을 통한 주거환경개선 권장,치밀한 도시계획과 이를 철저히 지키는 건축행정 등도 중요하다.

당장은 어려움이 있어도 결국 이 모든 노력이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직결된다는 점을 적극 홍보해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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