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준 총리가 30대 기업 본사와 종합대학 본교 지방이전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데 이어 이헌재 재경부장관도 경제단체장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기업 본사 지방이전을 적극 추진해달라고 촉구했다고 한다.

수도권집중 억제정책을 다시 강력히 추진하겠다는 뜻인지 아니면 그냥 해 본 소리인지는 더 두고봐야 알 일이지만,어쨌든 관심을 끄는 발언임에 틀림이 없다.

당사자인 대기업 및 종합대학 관계자들이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크게 의미있는 발언으로 받아들이지 않고있는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60~70년대부터 갖가지 이름의 수도권집중 억제대책이 나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런 반응이 결코 이상할 것도 없다.

수도권집중을 막아야 한다는데 반대하는 사람은 아마도 없겠지만,우리는 박 총리나 이 재경장관의 발언이 꼭 적절했다고만 생각하지는 않는다.

참으로 지난한 과제라고할 이 문제의 복잡성을 제대로 파악하고 강력한 정책의지를 굳혔기 때문에 그런 발언을 한 것인지,확신이 가지 않는다는 점을 우선 지적할 수 있다.

방향과 그 의지에 대한 믿음을 불러일으킬 수 없는 정책은 실효성에 문제가 있게 마련이지만 특히 수도권집중 억제문제등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힌 사안들은 더욱 그럴 수밖에 없다.

정부가 분명한 의지를 갖고있다면,30대기업 본사 지방이전을 촉구하기에 앞서 이 문제에 대한 새로운 방식의 접근이 불가피하게 됐다는 점을 인식시키는등 좀더 정공법적인 정책입안과 집행형식을 밟는게 옳다.

이 문제는 너무도 중요하고 장기적인 과제인 만큼 총리지시나 재경장관 촉구라는 형식으로 다룰 일이 아니다.

대기업 본사 이전은 정부에서 강요해도 좋은 성질의 것도 아니고 또 밀어붙인다고 될 일도 아니다.

지방이전을 유도하기 위한 세제.금융상의 지원책이 효과가 없는 까닭도 생각해봐야 한다.

결국 기업은 경제성을 감안해 위치를 정하게 마련인데,법인세감면등 지원을 해주는데도 옮기지 않는 것은 한마디로 지원을 받지 않더라도 서울에 있는게 경제성이 있기 때문이다.

교육 물류 정보등 기업경영과 종업원 생활환경문제등이 먼저 해결되면 기업 지방이전이 활성화될 것은 자명하다.

하나같이 장기간 범정부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추구해야 할 것들이 선행과제라는 얘기가 된다.

지금까지 수도권집중 억제대책이 큰 실효를 거두지 못한 원인도 따지고 보면 지속성이라는 측면에서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정부는 1회성인 "지시"나 "촉구"가 아니라 지방의 기업경영여건 개선을 위한 장기실행계획을 세우고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이 문제해결을 추구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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