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행크 <존스홉킨스대학 응용경제학 교수>

부활절전 일주일간 세계금융시장에는 극적인 "통화뉴스"들이 넘쳐났다.

지난달 20일에는 유로화가 이날까지로는 사상 최저인 유로당 0.9354달러를 기록했다.

같은날 인도네시아의 루피아화는 달러당 7,966루피아에 거래돼 6개월만의 최저를 기록했다.

앞서 19일에는 일본 대장성이 엔화의 지위를 국제통화로 격상시키고 세계,특히 아시아지역의 무역 투자 외환보유의 기준통화로 정착시키겠다고 발표했다.

나는 그동안 이미 여러번 유로와 루피아화의 약세를 예측했다.

유로는 작년 1월1일 유로당 1달러17센트로 강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그후 줄곧 대부분의 학자들과 분석가들의 예상을 뒤엎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당연한 결과다.

11개국의 통화가 합쳐져 탄생한 합성통화로서 유로를 분석해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장기적인 추이를 되짚어 볼 때 이 "합성통화"는 지난 70년대 중반이후 줄곧 달러에 대해 약세였고 그 정도는 점점 심화돼왔다.

유로가치는 이 기간에 48% 떨어졌다.

다시 말해 현재 유로의 약세는 곧 반전될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이 패턴의 연장에 있을 뿐이다.

유로가 거의 30년간 일본 엔화와 스위스 프랑에 대해서도 약세에 있었다는 사실도 이를 뒷받침한다.

영국 파운드에 대해서는 20년간 가치하락을 겪었다.

유로가 약한 이유는 무엇인가.

유럽경제의 노동과 상품시장은 강한 규제를 받아왔고 유럽인들은 과중한 세금에 시달린다.

서유럽의 자본과 산업기반은 사업에 보다 친화적인 환경을 찾아 국외로 빠져나갔다.

유로의 앞날은 밝지 않다.

프랑스의 사회주의자 총리 리오넬 조스팽이 최근 "새로운 규제를 만들어내는 것이 좌파의 의무다"라고 말한 것을 보면 결론은 명확하다.

유럽경제는 미국과 경쟁상대가 될 수 없으며 가치하락이라는 유로의 장기추이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유로화는 유럽인들의 구매력에 비추어 저평가돼 있기 때문에 유로 약세가 부자연스러울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유럽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캐나다 경제는 미국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어 막대한 이득을 얻고 있지만,발달된 복지제도는 미국보다는 유럽에 더 가깝다.

캐나다인들은 지난 10년간 적당한 투자대상을 찾기 위해 세계를 탐색했고 지난 4년간 해외유가증권에 5백20억달러를 투자했다.

이는 캐나다의 총인구가 3천만명에 불과하다는 것을 고려할 때 상당한 액수다.

그러나 캐나다 달러는 약세이며 저평가돼 있다.

지금 유로는 캐나다인들이 겪고 있는 신용문제에 직면해 있다.

유럽의 작년 해외 순직접투자는 1천3백80억달러를 기록했다.

해외 유가증권 순투자도 2백억달러에 달하지만 유로는 여전히 약세다.

인도네시아의 루피아화는 평가절하를 거듭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98년초에 클린턴 행정부와 공모해 수하르토 대통령을 퇴진시켰다.

이후 인도네시아에 1백4억달러를 신용공여해 주고 경제 주도권을 잡았다.

이는 곧바로 루피아의 대폭적인 약세를 초래했다.

엔화를 국제통화로 만든다는 일본 관료들의 구상을 실행에 옮기는 것은 무익할 뿐이다.

미국 달러는 사실상 세계통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실수만 막을 수 있다면 달러의 제왕 자리는 공고하다.

일본 엔화를 국제화시킨다는 발상은 폐기돼야 한다.

그 어떤 통화도 달러화의 낮은 거래비용에 대항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리=정지영 기자 cool@k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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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최근 미국 포브스지에 실린 존스홉킨스대 스티브 행크 경제학교수의 기고문을 정리한 것이다.

그는 아시아 외환위기 때 인도네시아정부의 경제정책자문관을 역임,성가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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