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격이 일정한 종이 케이스를 만들 수는 없을까..."

재활용 종이로 크기가 고른 고급 포장용기를 만들어 주목받는 발명가가 있다.

코리아리싸이트 이상한(46)사장이 그 주인공. 인하대 기계공학과(73학번)를 졸업한 이 사장은 현대중공업에서 경력을 쌓았다.

지난 84년 한미건영이라는 알루미늄 건축 자재를 만드는 회사를 운영하기도 했다.

종이 용기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지난 97년.환경을 오염시키지 않는 포장재의 필요성을 느끼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

그는 플라스틱이나 스티로폼 제품을 대체할 소재로 종이를 생각했다.

마침내 ''재활용(recycle)''과 ''폐기물(wastes)''을 합성한 코리아리싸이트를 회사 이름으로 정하고 종이용기 개발을 시작했다.

종이 용기는 계란 케이스나 농산물 용기 등에 이미 사용되고 있었다.

그러나 용기 크기가 일정하지 않고 표면이 울퉁불퉁한 게 매우 거칠었다.

색깔도 재생용지를 사용해 칙칙했다.

외제 기계로 생산하던 이들 제품은 공산품을 포장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펄프용기를 만드는 기계도 10억원대를 호가하는 고가였다.

직접 고품질의 종이 포장재를 개발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1년여동안 밤낮을 잊고 연구한 결과 지난 98년 6월 새로운 방식의 종이용기 제조 기계와 공정을 완성했다.

이 사장이 개발한 펄프용기는 3% 농도로 분해시킨 펄프용액을 금형에 부어 원하는 제품형태로 진공 성형하는 것.천연펄프에 특수물질을 첨가했다.

이 용기는 고압으로 눌러 찍은 다음 섭씨 2백50도의 고온으로 건식건조한 덕분에 습기나 기름 성분이 새거나 스며들지 않는 것이 장점이다.

현재 각종 공산품 포장용기와 완충재로 사용되고 있다.

종이접시와 컵라면 용기도 곧 나올 예정이다.

컵라면 용기의 경우 그릇이 손에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바깥 부분은 울퉁불퉁하게 처리했다.

섭씨 1백도의 뜨거운 물을 48시간이상 담아둬도 변형되지 않는다.

경기도 김포와 경북 구미 공장에 월 5백만개 규모의 생산설비를 설치했다.

제조설비는 30분만에 새로운 금형을 갈아끼울 수 있어 도시락 반찬그릇 등 다양한 용기를 생산할 수 있다.

(0341)986-4755

김동욱 기자 kimdw@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