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가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에 진출키로 한 것은 첨단사업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하기 위한 전략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철강 화학 금융 등 기존 사업보다 성장성이 엿보이는 신사업을 발굴해 자원을 집중하는게 바람직하다는 김준기 동부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동부는 지난 97년 11월 미국 IBM과 제휴로 메모리 반도체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때마침 불어닥친 외환위기의 한파로 신사업 진출 꿈을 포기해야 했다.

동부 관계자는 "외환위기 이후 자금확보에 따른 어려움으로 반도체 사업진출이 좌절됐지만 물밑에서 반도체 관련사업에 진출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동부는 지난해초부터 미국 일본 등 메이저 반도체 메이커와 다양한 채널을 통해 협상을 벌여 왔다.

그 결과 상대적으로 사업리스크가 적고 안정적으로 사업을 할 수 있는 비메모리 쪽으로 가닥을 잡고 이번에 도시바와 제휴해 본격적으로 사업을 벌이게 됐다.


<> 비메모리 사업형태 =도시바가 제공하는 기술(0.20~0.18마이크론)을 활용해 주문형 반도체를 생산할 계획이다.

대만의 TSMC, UMC처럼 설계 도면을 갖고 와 비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해 납품하는 형태다.

동부는 생산초기에는 로직 제품을 생산, 생산량의 대부분을 기술 제휴선인 도시바에 납품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시바 입장에서는 동부를 비메모리 반도체 생산기지로 활용해 막대한 추가설비투자 부담을 덜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최석포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동부가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에 진출할 경우 통신 분야 등 경쟁력있는 몇가지 아이템에 주력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동부는 도시바와 본계약을 맺는 대로 설비투자에 들어가 내년 상반기부터 제품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체 사업을 벌이기 위해 충북 음성에 공장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투자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장건물이 확보된 상태에서는 10개월내 비메모리 반도체 생산설비를 갖출 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 자금 및 인력 확보계획 =사업에 들어가는 총 7억달러의 자금은 내부 유보자금과 차입 및 외자유치로 충당할 계획이다.

동부는 비교적 탄탄한 재무구조를 갖추고 있다.

따라서 필요한 자금의 절반 정도는 내부 유보금으로 대고 나머지는 차입과 외자유치로 조달할 것으로 보인다.

동부측은 가능하면 지분 참여형태의 외자유치를 희망하고 있다.

금융기관도 사업성이 보이면 자금을 지원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가장 큰 문제는 기술 인력 확보다.

동부는 반도체 사업에 필요한 인력을 어느정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비메모리 설계분야의 핵심 인력을 국내외에서 스카우트하고 도시바의 기술자를 투입해 이 문제를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 사업 전망 =반도체 업계는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디지털 및 통신제품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비메모리 반도체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이란 전망에 따른 것이다.

특히 동부의 사업형태처럼 주문제작 방식의 파운드리 전문업체는 기술력과 일정 수준 이상의 생산능력만 갖추면 높은 수익을 거둘 것이란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최근들어 미국 일본의 종합반도체 메이커들은 비메모리 반도체를 직접 생산하기 보다 외주생산방식으로 조달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직접 생산보다 외주 생산의 효율이 높다고 판단해서다.

더욱이 대만 지진사태이후 메이저 반도체 업체들은 관련시장을 독차지(60~70%)하고 있는 대만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필요성이 높아졌다.

동부가 비메모리 반도체사업을 벌이기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이같은 자신감도 동부가 비메모리사업 진출을 결정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이익원 기자 iklee@ked.co.kr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