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의류업계에 "저가 양판점" 바람이 불고 있다.

T셔츠와 바지 등 단품 의류를 대형 매장에서 값싸게 파는 저가 양판점은 80년대 미국의 "GAP"에 이어 90년대 후반 일본의 "유니크로"가 선보이면서 의류유통업계에 돌풍을 일으켰던 새로운 판매형태.여기에서 팔리는 의류들은 브랜드인지도를 앞세운 고가 전략이 아니라 광고.홍보를 통한 박리다매형 판매전략에 주안점을 두게 된다.

이에따라 대량 판매를 통해 이윤을 올리게 된다.

국내에서는 후아유코리아의 "후아유"와 SK의 "아이겐포스트"가 저가 양판점의 선두주자로 나서고 있다.

후아유의 경우 지난 2월 서울 이대 앞에 2층짜리 대형매장(3백40여평)을 열고 저가의류 양판점 업태에 가장 먼저 뛰어 들었다.

최근에는 코엑스몰 지하에 2백10평 규모의 2호점을 개점했다.

이같은 매장 규모는 패션의류의 경우 25평정도를 대형점포로 간주하는 실정을 감안하면 초대형이다.

아이겐포스트는 현재 50여평짜리 매장 3개(안양,부평,평택)를 운영하고 있으며 곧 1백여평 규모의 매장을 코엑스몰 지하에 새로 낼 계획이다.

이와함께 이대 앞의 2층짜리(2백여평)매장도 오픈을 기다리고 있다.

SK측은 올해안에 전국적으로 50개 점포를 개설할 예정이다.

후아유와 아이겐포스트 브랜드의 가격대는 <>T셔츠 5천원~1만5천원 <>면바지 1만5천원~3만원 <>남방 1만2천원~2만원 수준에서 팔리고 있다.

이들 브랜드가 양판점을 통해 저가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는 것은 국내 패션의류시장에서 일반화된 브랜드파워 위주의 전략이 이제 한계에 이르렀다는 판단 때문이다.

SK의 한 관계자는 "IMF 위기 이후 국내 패션의류시장을 주도해온 대형 브랜드들이 잇따라 사라지고 대신 동.남대문 패션쇼핑몰이 새 주류로 부상하기 시작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저가 의류로 양판점 형태의 유통업태로 진출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는게 우리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같은 저가양판점 방식의 의류 유통이 미국,일본 등 선진국의 경우처럼 한국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아직은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본에서 유행했던 유통업태가 한국에 상륙하는데는 그동안 10년정도의 시차가 있었다"며 "저가 양판점이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성공했지만 한국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