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홍 <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커뮤니케이션학 >

연일 나스닥 코스닥이 폭락하고 벤처들이 적지않게 도산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꼬리를 문다.

그러나 바로 이럴 때 거품빼고 조직을 디지털화해 진짜 디지털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조직을 디지털화하는 것은 조직내에 디지털 인프라를 마련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오히려 조직내에 디지털 마인드를 심는 일이 더 중요하다.

디지털 조직이란 느낌이 살아있는 조직이다.

아날로그 조직을 디지털 조직으로 변화시키길 원한다면 먼저 변화의 느낌을 한껏 느껴야 한다.

그리고 조직내에 그 느낌의 바이러스를 확산시켜야 한다.

논리의 조직보다 느낌의 조직이 절실한 시대가 오늘이다.

우리는 모두 변화를 느낀다.

그런데 정작 변화하고자 할 때 그 변화의 느낌은 거세시킨채 변화의 목표만 덩그러니 설정하기 일쑤다.

그리고 애써 쫓으려고 한다.

그렇게 해서는 결코 변화를 쫓아갈 수 없다.

변화의 주인이 되려거든 변화를 쫓기보다는 변화와 뒤엉켜 놀아야 한다.

변화와 뒤엉켜 놀면서 변화의 느낌을 기억해 이를 조직내에 뿌리내리게 해야한다.

이것이 조직을 디지털화하는 첫걸음이다.

둘째 차이를 드러내고 그 차이를 존중해야 한다.

줄세우지 말고 줄맞춰 앉지도 말며 가능한대로 일률적인 요소를 없애야 한다.

난장판처럼 여겨져도 좋다.

아날로그 시대에는 차이가 곧 왕따의 조건이었다.

그러나 디지털 시대에 차이는 존중받고 대접받을 근거다.

이제는 차이가 가치다.

차이를 드러내는 것이 부가가치 창출의 첫걸음이다.

조직이 살려거든 차이를 용인할 뿐만 아니라 차이를 즐겨야 한다.

조직의 리더들은 차이를 주도하는 인물이어야 한다.

차이가 승부처고 새로운 가치의 창출처다.

셋째 레퍼런스(reference)를 충돌시켜라.

레퍼런스의 두께가 곧 나의 두께다.

레퍼런스의 두께만큼 나의 삶은 영위된다.

조직도 마찬가지다.

조직의 레퍼런스는 조직원 레퍼런스의 단순총합이 아니다.

조직원의 레퍼런스를 덧셈만 하는 조직은 아날로그 조직이다.

디지털 조직이 되려거든 CEO부터 말단까지 모두 수평,수직으로 레퍼런스를 충돌시켜 곱하기를 해야한다.

그러면 시너지가 나온다.

예상치 못한 새로운 국면이 조성된다.

레퍼런스의 충돌과정에서 발생하는 돌연변이가 새로운 미래창조의 초석이 된다.

넷째 매핑 센스(mapping sense)를 해라.

디지털 조직의 회의에서는 매핑 아이디얼러지(mapping ideology)를 그만두라.

실컷 의견만 듣고는 조직의 정책.방침 등을 들먹이며 알곡을 쭉정이와 함께 버려버리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또 매핑 머니(mapping money)도 피해라.

의견을 듣고나서 "그렇게 하면 돈 돼냐"는 식으로 핀잔을 줘서는 안된다.

돈이 될지 안될지는 누구도 모른다.

디지털 조직의 회의는 매핑 아이디얼러지나 매핑 머니가 아니라 매핑 센스,매핑 체인지(mapping change)를 해야 한다.

새로운 틈새를 공략할 개연성이 있는 이야기라면 그것이 조직의 방침에 어긋나는 것일지라도,또 시장에서 환금성이 적어 보인다 해도 일단은 체크하고 저장해야 한다.

이때 디지털 조직의 리더는 매핑 센스를 통해 새로운 가능성과 도전의 목록을 작성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하면 조직 전체의 매핑 체인지도 가능해진다.

변화를 따라가는 조직이 아니라 변화를 창출하는 진정한 디지털 조직의 밑그림이 거기서 나온다.

다섯째 하드 유저(hard user)가 되라.

아날로그는 경험이다.

디지털은 느낌이다.

아날로그적 승부법이 경험에 기초한 것이라면 디지털적 승부법은 느낌에 근거한다.

느낌(sense)은 공감(sympathy)을 부르고 공감은 시너지(synergy)를 창출한다.

3S의 연쇄고리다.

소프트뱅크의 손정의와 소니의 전회장 오가 노리오가 한 목소리로 "감성이 이긴다"고 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디지털적 느낌과 감성을 유지하려면 디지털 세계에 대한 하드 유저가 돼야 한다.

e메일 심부름을 여비서에게 시키는 CEO가 있는 조직은 그 조직의 디지털 인프라가 외관상 아무리 출중해 보여도 속빈 강정일 뿐이다.

조직의 CEO부터 하드 유저가 돼라.

디지털 조직의 파워는 디지털 테크놀러지가 아니라 디지털 마인드에서 나온다.

디지털 조직의 동력은 지구력이 아니라 상상력에 근거한다.

그리고 디지털 조직의 미래는 디지털 인프라 그 자체가 아니라 역시 사람에게 달려있다.

비잉 디지털(being digital)해가는 휴먼 비잉(human being)에게 말이다.

< 정진홍 3millenimum@ hanmail. 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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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약력 =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및 동대학원 졸업(커뮤니케이션학 박사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
<>주요저서=멀티미디어시대의 언론사 경영전략,아톰@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