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투신증권 문제는 오너의 사재출연으로 실마리를 풀었다.

시장의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었다.

현투의 정상화 방안이 마련되면서 투신 구조조정은 큰 가닥을 잡은 것 같다.

한국투자신탁과 대한투자신탁에는 공적자금 투입 계획이 잡혀 있다.

이들 3사가 소생하면 안정된 실물경제를 토대로 금융시장도 활력을 되찾을 수 있다.

쉬운 일은 아니다.

채권싯가평가 실시,비대우 부실 처리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그래도 실마리나마 풀었다는게 다행이다.

현대투신 문제해결 방법에 대한 평가는 정부와 재계가 다르다.

문제가 사재출자로 해결됐다는 점에 재계는 떨떠름해하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정부가 구체적인 사재출자 규모까지 제시하면서 압력을 행사했다는데 안좋은 감정을 갖고 있다.

이번주에도 재계에는 또 하나의 근심거리가 생긴다.

국세청의 정기세무조사와 대주주 주식이동조사에 곁들여 공정거래위원회의 계열사간 부당내부거래 조사가 시작된다.

6대 그룹 이하의 7개 그룹이 대상이다.

대상에서 제외된 4대 그룹은 다소 안도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해당 기업들은 걱정이 태산이다.

정부는 개혁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올해를 넘기면 개혁의 칼날이 그만큼 무뎌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오는 9일 열리는 "4대부문 개혁 추진실적 평가회의"도 관심을 모은다.

이날 회의에는 이헌재 재정경제부 장관을 비롯한 관계 장관과 공기업평가단장,행정개혁위원장 등과 함께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무역협회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등 경제 5단체장이 참석할 예정이다.

회의의 목적은 금융 기업 노동 공공 등 4대 부문의 구조개혁의 실적을 점검하고 향후 방향을 체크하는 것.

그러나 경제 5단체장들이 모두 참석하는만큼 정부가 기업 개혁의 마무리를 강력히 요구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재경 장관과 경제 5단체장은 이 행사 직후 별도의 비공개 만찬 간담회를 갖는다.

형식은 지난달 28일 이 장관의 초청을 받아 오찬간담회를 가진데 대한 재계의 답례다.

재계는 이 자리가 정.재계간 불화와 대립국면을 해소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고 있다.

어떤 이야기가 오갈지는 미지수다.

김대중 대통령이 개혁은 지속하되 재계와 싸우는 듯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된다고 장관들에게 얘기한 만큼 회의결과가 주목된다.

9일에는 미국 워싱턴에서 한미 통상장관 회담이 열린다.

김영호 산업자원부 장관은 윌리엄 데일리 상무장관을 만나는데 이어 샬린 바셰프스키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만나 양국 통상현안 문제를 논의한다.

미국은 올들어 자동차분야 시장개방을 강력히 요구하는등 통상압력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한국산 강관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발동하고 한국을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한 우선감시대상국으로 지정했다.

김 장관이 어떤 성과를 거둘지 기대된다.

김장관은 이어 11일 샌디에이고에서 APEC 에너지장관회의에 참석한다.

미국과 중국 등의 에너지담당 장관과는 별도의 회담을 갖는다.

국제 유가가 다시 치솟고 있는 시점이어서 역시 관심사다.

이번주에는 노사협상이 본격화된다.

노동계는 이미 법정 노동시간을 주당 40시간으로 줄여 주 5일 근무제를 도입하자는등 5개 요구사항을 내놓았다.

노동계는 특히 15.2%로 제시한 임금인상률을 올해는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노사 협상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김정호 기자 jhkim@k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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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크포인트 ]

<> 8일 : *공정위, 7개 기업집단 부당내부거래 조사 착수
*남북정상회담 4차준비 접촉(판문점 통일각)

<> 9일 : *2단계 4대부문개혁
추진실적 평가회의(은행회관)
*이헌재 재정경제부 장관
- 경제5단체장 만찬
*한.미 상무장관 회담(미국 워싱턴)

<> 10일 : *아시아소사이어티(~11일, 중국상하이)

<> 11일 : *아태경제협력체(APEC)
에너지장관 회담(미국 샌디에이고)

<> 주중 : *아시아개발은행(ADB) 연례총회(~8일, 태국 치앙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