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 계산과 저장을 담당하는 컴퓨터를 연결하고 이에따른 자료 공유와 통신을 위해 탄생됐다.

따라서 초기에는 통신망 자체가 중요했고 컴퓨터와 통신과 관계없는 기능은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다.

그러나 인터넷 산업사회로 접어들면서 인터넷은 통신자체가 아니라 통신으로 이뤄낼 수 있는 대체 기능이 더욱 중요시되고 있다.

예를 들어 인터넷은 물건을 사고파는 매매 행위나 돈을 주고받는 금융거래의 장이 되고 있다.

인터넷의 역할이 나날이 커지고 있지만 현물의 교류는 현실공간에서만 가능하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건을 사고 전자결제를 통해 비용을 지불했다고 하더라도 그 물건을 받아보기 위해서는 누군가가 직접 그 물건을 들고 와야만 하기 때문이다.

주문된 현물의 배송을 책임지는 물류시스템은 인터넷 사회이전에도 존재해 왔다.

통신판매가 발달된 미국의 경우 이미 물류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

한국의 경우 유선방송을 통한 쇼핑채널의 출현으로 물류 시스템의 중요성이 부각되긴 했지만 그 가치가 보다 높게 매겨진 계기는 전자상거래의 활성화 덕분이다.

물류시스템이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이유는 인터넷 기반의 통신및 디지털 인프라와 전자상거래 환경이 전통 사회간접자본과의 연결고리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으로 생성된 모든 상거래의 현물 배송이 이뤄지는 물류시스템은 전통적인 도로 전화 항공 항만 인력등의 사회간접자본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지난해말 미국에서는 성탄절과 연말연시 선물주문을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전자상거래를 이용했지만 배송지연으로 큰 불편을 겪었다.

이는 통신속도의 저하에 의한 것이 아니라 물류를 담당하는 자동차와 배달인력 부족때문이었다.

전통 사회간접자본과의 연결고리를 하는 또다른 부분이 전자결제시스템이다.

사이버머니 등 의 새로운 지불방식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한층 강화된 보안시스템을 통해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전자결제 시스템의 가장 큰 숙제는 신용카드 번호의 보안성 확보였다.

한때 공개와 공유의 철학으로 만들어진 인터넷 환경에서 거래의 보안이 구현될 수 있느냐는 근본적인 의문이 제시되기도 했으나 비자와 마스타카드가 제안한 "SET"혹은 "SSL"등의 새로운 보안 시스템이 개발돼 거래의 위험성은 크게 줄어들었다.

신용카드 결제방식은 기존의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하면서 인터넷의 결제문제를 해결한 대표적 예로 꼽힌다.

인터넷산업사회는 기존의 틀과 개념을 무시한 채 완전히 독립적으로 구축될 수 있는 사회가 절대로 아니다.

"기존의 인프라들을 어떻게 잘 활용하고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가 향후 더욱 확대된 모습으로 현실화될 새로운 사회의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는 과제가 될 것이다.

첨단의 인터넷사회 이면에는 전통적인 공장 굴뚝과 때묻은 지폐가 여전히 상존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