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의류도매시장이 4월이후 불규칙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는데다 가짜상품의 범람,신규 쇼핑몰의 잇따른 개점에 따른 도매상가 포화상태로 심한 매출감소를 겪는 등 몸살을 앓고 있다.

2일 동대문 의류도매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올들어 대부분의 점포에서 매출이 뚜렷하게 감소하기 시작해 4월이후에는 하루 평균매출액이 지난해보다 30~40%이상 줄었다"고 밝히고 있다.

이같은 매출은 IMF사태 영향으로 장사하기 가장 힘들었던 지난 98년 수준이라는 것. 우선 4월이후 예년보다 낮은 기온이 계속되면서 동대문 도매시장의 여름의류 판매가 크게 타격을 입고 있다.

지난 4월 서울지역의 평균기온은 섭씨11.9도로 지난해보다 2도정도 낮았다.

특히 4월 마지막주의 평균 기온은 잦은 비로 지난해에 비해 4.5도나 떨어진 13도 수준이었다.

이에따라 4월-5월초 주력상품인 초여름 제품이 거의 팔리지 않고 있다.

혜양엘리시움,apM,우노꼬레 등 도매쇼핑몰들은 지난 4월중순부터 본격적으로 반팔,반바지 등의 초여름 제품을 시장에 내놨으나 지방소매상들의 발길은 거의 끊인 상태다.

apM쇼핑몰에서 남성의류를 팔고 있는 박인석(25)씨는 "도매점포를 정상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하루 최소 매출이 1백20만~1백50만원 수준이어야 하나 최근 매출은 지난해의 절반을 약간 웃도는 80만원선"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 가짜상표 제품(일명 짝퉁)이 기승을 부리면서 일반 도매시장을 급속히 잠식하고 있다.

최근 동대문시장에서는 나이키,필라와 같은 유명브랜드를 비롯해 프라다,구찌 등의 명품브랜드를 판매하는 "짝퉁시장"이 성행하고 있다.

아예 전문 가짜상품 골목까지 생겨났다.

이같은 가짜 제품이 도매시장 위축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혜양엘리시움에서 여성복을 팔고 있는 한 상인은 "짝퉁을 찾는 지방상인이 늘어나면서 정상적인 도매상품을 사려는 소비자가 줄고 있다"며 "짝퉁제품을 판매하고 싶은 유혹을 떨치기가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넘쳐나고 있는 쇼핑몰도 매출감소의 요인이 되고 있다.

도매상권의 과포화 상태를 나타내는 기준지표는 도매쇼핑몰의 분양율.지난해 말 이후 분양을 시작한 누죤,apM,TTLL2000 등의 신설상가는 아직도 점포를 채우지 못하고 있다.

이는 최근 입주점포 재계약을 마친 두산타워(소매쇼핑몰)의 재임대 보증금이 평균 75%이상 상승한 것과 심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동대문 소매상권의 경우 아직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반면 도매상권에서는 점포수가 지나치게 많은 불균형 현상을 빚고 있는 것이다.

최철규 기자 gray@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