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순 < 현민시스템 대표이사 lhs@hyunmin.co.kr >


어느 새 인터넷의 거대한 물결이 생활 곳곳에 들어차고 있다.

인터넷을 바라보는 시각들이 다양하지만 나는 그 가운데서도 방향성과 개성의 공존을 꼽고 싶다.

요즘 팽글팽글 돌아가는 세상을 보노라면 미국 서부개척시대 노다지를 캐러 가는 마차 행렬,전설속 황금의 땅 "엘도라도"를 동경하는 사람들이 떠오른다.

이제 그 금맥이 가상의 인터넷으로 옮겼달 뿐,황금빛 꿈을 건지려는 발길이 몰리기는 마찬가지 아닌가 싶다.

영토 차지에 부산하다.

인터넷 강국을 표방하는 정부의 발표에서도 곧잘 "1등"이니,"경쟁"이니 하는 말이 들려온다.

나는 조금 생각이 다르다.

경쟁 자체가"멸종"한다고는 말하지 않겠다.

그러나 산업사회의 경쟁과는 달리,인터넷시대엔 각자가 가치기준을 갖고 가장 적합한 정보를 찾는 것이 중요해졌다.

내가 원하는 것,가장 적합한 것,할 수 있는 몫이 무엇인가,내면을 들여다보기가 바로 인터넷 시대가 요구하는 덕목이다.

국내 인터넷 인구가 올해말 2천만명을 넘어서리라는 예측이다.

이미 지난해 말 인터넷 인구가 20%를 훌쩍 넘어 일본(14%)보다 높다.

머지않아 한집 걸러 한집이 인터넷 가정으로 분류될 것 같다.

인터넷 강국을 향한 노정에서 나는 무엇보다 "열린"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름드리나무부터 이끼까지 두루 공존하는 자연림처럼,바야흐로 인터넷영토 위에 밑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얼핏 인터넷도 강한 것이 득세하는 세계처럼 보인다.

하지만 한꺼풀을 들쳐보면,첨단 인터넷영토에도"민들레"가 피고 있다.

경쟁만 있고 사람 냄새는 나지 않는 황막한 벌판이 아니다.

컴퓨터를 매개로 오히려 예전보다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고 공유할 수 있다.

"나"를 드러내고 "너"를 수용할 수 있는 세계.금맥 캐느라 급급해서 서로를 잃고 소수의 승자만이 떠도는 황량한 벌판은 분명 아니며,그래서도 안 된다고 믿는다.

톨스토이의 단편"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에서 해 있을 동안 발로 밟는 땅을 자기 땅으로 만들기 위해 땅만을 바라보며 달리다 생명을 잃은 농부처럼 씁쓸한 결말은 아니어야 한다.

영원한 승자가 없는 경쟁시대를 지나 서로 다른 요철들이 맞물려 돌아가는 공존 시대. 인터넷을"사람 사는 동네"로 바꿔나가는 제3의 요소를 찾아가야 한다.

여성,소외계층,국경 너머의 사람들이 그래서 이 곳을 통해 인류애를 나누는 이상적인 커뮤니티를 열어갈 수 있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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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에세이 필진 2일부터 바뀝니다 ]

5~6월 집필은 이화순(화)현민시스템 대표이사,배동만(수)에스원 사장,김민석(목)민주당 국회의원,장용국(금)법무법인충정 대표변호사,소설가 강 규(토 또는 일)씨가 맡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