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석자 ]

<> 김광두 <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 >
<> 김진국 < 건양대 무역경제학부 교수 >
<> 안현실 < 한국경제신문 전문위원 >
<> 이한중 < 성용하이테크 사장 >
<> 이희범 < 산업자원부 차관보 >
<> 정갑영 <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
<> 사회 : 이동우 < 한국경제신문 산업부장 >

< 가나다 순 >

---------------------------------------------------------------

한국경제신문은 대변혁기를 맞은 한국자동차 산업의 장래를 모색하기 위한 전문가 좌담회를 지난 27일 본사 회의실에서 가졌다.

토론자들은 삼성자동차 매각은 국내시장의 경쟁촉발, 해외경영과 자본의 도입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 효과가 많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대우차 매각에 대해서는 해외에 팔아도 상관없다는 견해와 그럴 경우 국내차 산업이 심각한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견해가 맞섰다.

이날 토론에선 정부가 글로벌 경제에 대한 수용태세를 제대로 갖추지 않고 서둔다는 점과 차산업에 대한 산업정책적 차원에서 장기전략을 분명하게 세워놓지 않고 외자유치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들이 많았다.


<>사회(이동우 한국경제신문 산업부장) =르노가 삼성차를 인수함에 따라 한국자동차 산업의 글로벌화에 시동이 걸렸다.

르노의 삼성차 인수에 대한 평가부터 해보자.

<>김광두 교수(서강대 경제학과) =과거 한국자동차 산업은 국적에 의해 구분됐다.

그러나 어느 국적을 가진 업체가 운영하던 국내에서 생산량을 늘릴수 있다면 이것이 곧 발전이라고 보는 것이 세계적 흐름이다.

GDP(국내총생산)도 늘어날 것이고 자동차산업 종사자들에게도 이익이 될 것이다.

르노의 삼성차 인수인수에 대해선 "단지 가격을 얼마나 받아냈는냐가 아닌 앞으로 어느정도의 가치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인가"라는 관점에서 평가해야 한다.

정부가 시한을 설정하고 밀어붙인 것은 문제가 있었지만 현실적으로 삼성이 실패하고 외국기업이 인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아무튼 삼성차공장에서 차생산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정갑영 교수(연세대 경영학과) =르노가 국내에서 사업을 시작하게 된 것은 제조업이 완전 개방되는 의미를 갖고 있다.

산업연관 효과가 큰 자동차 업체가 매각되는 것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자동차산업이 본격적인 경쟁을 하게 됐다는 뜻이다.

국내 차동차산업이 과점체제를 벗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이희범 산업자원부 차관보 =삼성차 문제가 터지고 가장 먼저 고려된 것은 부품업체 회생과 자동차 공장의 계속 가동이었다.

해외 매각을 통해 협력업체가 글로벌소싱 구조에 편입되고 이를 통해 고용과 연구개발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김진국 교수(건양대 경제무역학부) =르노의 삼성인수에 대해선 긍정적인 평가들이 나오는데도 불구하고 현대는 상당히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르노의 차종이 현대의 주력차종과 경합하고있고 르노의 한국진출이 글로벌경쟁의 신호탄이라는 점에서 그런 것같다.

<>사회 =삼성이 닛산의 기술로 지어졌고 닛산을 르노가 인수했기 때문이라는 점과 르노외에는 별다른 대안을 찾기 어려웠기 때문에 불가피했다는 공감대가 있는 것같다.

그러나 대우매각에 대해서도 정부나 채권단에선 해외매각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인데 최근들어 대우는 삼성차와는 사정이 다르다는 견해가 강하게 나오고있다.

<>정갑영 교수 =자동차 산업에 대한 비전을 갖고 해결해야 한다는 원칙이 있어야 한다.

GM이나 포드,르노와 한국자동차산업의 경쟁력은 차원이 다르다.

따라서 일단 국내자본을 투입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

대우 해외매각은 글로벌 네트워크에 편입되는 것으로 산업에 대한 독자적 정책을 펴기 어렵게 된다.

또 해외업체는 언제든 공장을 폐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성이 있다.

공기업 해외보다 대우차매각은 더욱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본다.

공기업의 경우 국내에서 생산하고 국내에서 소비되기 때문에 (외국자본에 넘어가더라도)오히려 사업이 지속적이며 안정적일수 있다.

그러나 자동차 사업은 생산과 소비가 대체되는 사업이다.

메이저에 대우가 넘어가면 수출기능을 상실할 가능성이 높다.

국내자동차 시장 점유율 높이는데 초점을 맞출 것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현대의 시장은 급격히 위축되고 한국자동차 산업의 불확실성과 불안정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삼성차 매각은 금융전문가가 필요했지만 대우차 해결은 산업전략적 고려가 필요하다.

현재의 가치보다 미래의 비전이 더욱 중요하다.

<>사회 =대우문제에 대한 정부의 시각은 알려진대로 해외매각에 무게를 두는가.

<>이희범 차관보 =차해외매각에 대해 금융의 논리가 작용한다는 비판이 있지만 삼성차 대우차 모두 산업정책적 차원의 고려를 하고있다.

대우차의 경우 금융과 산업정책이란 두가지 논리가 함께 얽혀있는 문제다.

세계 자동차산업은 6개사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어떤 형태로든 혼자 살아남기 힘들다.

공급은 7천4백만대이며 판매는 5천4백만대에 그쳤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인수합병이 이뤄지고 있고 국적,오너의 개념은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어느 길이 현명한 선택인지 직시해야한다.

<>김진국 교수 =국가신인도 상승과 새정부의 개혁성과를 위해 정부가 제조업체를 파는데 치중하고 있는 것은 문제다.

해외업체와 제휴에서 협상력은 어느정도의 힘을 갖고 있느냐에 달려있다.

80~90년대 르노는 프랑스 경제에 암적인 존재였지만 국가의 엄청난 보조를 통해 완벽히 회생했으며 세계 9위의 닛산을 인수하고 GM,포드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기업과 정부가 협력해 새로운 협상력을 창출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요구된다.

현대가 제휴과정에서 협상력을 갖기 위해서는 규모의 확대가 필요하다.

해외업체가 대우차를 인수하면 수입차에 시장의 50%를 내주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본다.

부품업체의 도산도 예견된다.

자동차산업은 전후방 효과가 커 산업이 무너지면 이 여파는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본다.

<>김광두 교수 =대우차 처리는 무엇보다 코스트 측면에서 봐야한다.

대우는 자체생존이 불가능하고 공기업화도 불가능하다.

국내업체 인수와 해외-국내업체 컨소시엄 인수는 세계적 메이저들의 전략과 상반된다.

경쟁력이 없다는게 문제다.

대우를 살려야 한다는 게 대명제다.

현대가 인수할때보다 해외업체가 인수할 때 생존가능성이 높다.

현대는 대우인수 자금도 없고 경쟁력도 없다.

국내외 금융시장에 재무구조가 좋지 않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현대와 대우의 시너지 효과가 없다는 점도 고려돼야 한다.

불확실성과 폐쇄가능성은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

폐쇄할 경우 이는 한국에서 생산해야 경쟁력이 없다는 것이고 금융 인프라 등 모든 것이 자동차산업에 맞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는 셈이다.

이렇게 되면 현대도 망하게 될 것이다.

<>이희범 차관보 =현재 대우차 매각은 우선협상 대상자를 압축하는 과정이다.

해외매각의 정당성 여부를 논의할 시점이 아니다.

어디는 되고 어디는 안된다는 전제는 없다.

특히 해외업체가 들어오면 국내 산업이 망할 것이라는 자조적 생각을 버려야 한다.

토대가 있으면 싸울 수 있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67년 모토롤라 조립공장을 지었지만 이를 토대로 한국의 반도체 산업이 발전한 것 아니냐. 단편적 판단은 금물이다.

자동차산업이 잘 될수 있다고 본다.

우리는 부품의 90%를 자족하고 있다.

부품업체가 경쟁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 =해외업체가 들어올 경우 (한국에)토착화하느냐 않느냐가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특히,우리 입장에선 기술 토착화(이전)가 대단히 중요하다.

하지만 산업의 종류와 기술의 속성상 해외이전을 잘 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아주 기피하는 경우도 많은데 자동차의 경우 어떤가.

<>안현실 전문위원 =자동차와 반도체는 연구개발의 세계화 정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산업이다.

자동차공업의 속성상 외국에 핵심연구개발 거점을 마련하는 것이 별로 필요없기 때문이다.

핵심 시스템을 이관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일이다.

<>사회 =정부의 제조업 해외매각 정책에 문제는 없는가.

<>김광두 교수 =(해외를 향해 문을 열면서도) 글로벌경쟁력을 갖출수 있는 인력 기술 인프라 등을 어떻게 갖출 것인가에 대한 정부의 대안이 나오지 않고 있다.

특히 현재 산업정책보다는 재무구조 개선이라는 측면이 압도하고 있다.

산업정책과 금융간 균형을 토대로 한 처리가 중요하다.

<>정 교수=차산업의 비전을 먼저 제시하고 이에따라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GM이 대우를 인수하는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기존의 국내업체인 현대차가 경쟁할 수 있다는 비전이 있어야 한다.

산업경쟁력의 원천은 기업과 산업의 특성에 따라 다르다.

기존업체에 대한 고려가 선행되어야 한다.

위기라고 결론이 나면 해외매각을 재고해야할 것이다.

<>이희범 차관보 =정부는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는 점은 분명히 해둔다.

정부는 벤처와 제조업,금융과 제조업이라는 쌍두마차 정책이라는 원칙을 갖고 있다.

<>이한중 성용하이테크 대표=부품업체가 발전하지 않으면 자동차산업의 발전도 없다.

차산업은 국가적 산업이다.

부품업체도 의식해야 한다.

국내업체들은 부품업체들의 혁신적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국제경쟁력을 가진 부품업체 입장에선 르노 진출은 긍정적이다.

세계적 업체로부터 인정을 받을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경쟁력 있는 회사는 좋은 기회가 되겠지만 경쟁력 없는 업체는 도산이 불가피하다.

자동차산업은 수백만명이 먹고 사는 국민적 관심사다.

부품업체 중소기업 육성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이 대책이 필요하다.

<>이 차관보=르노의 첫번째 부탁이 부품망을 유지해달라는 것이었다.

경쟁력 있다고 판단한다.

위기이지만 좋은 기회일수 있다.

<>김광두 교수=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은 부품 노동력 인프라 등 총체적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국내시장이 열리고 앞으로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것이다.

자동차업체 해외매각은 경쟁력 강화의 여건을 만들어 주는 기회가 될 것이고 현대를 간단히 봐서는 안된다.

얼마든지 잘 싸울수 있다고 본다.

현대는 특정 수준의 차에 집중해서 파고들면 얼마든지 승산이 있다고 본다.

<>김진국 교수 =전산업이 경쟁력을 갖출수 있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

국가신인도 측면에서도 공정한 경쟁의 장을 만들어줘야 한다.

지금은 역차별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사회 =기본적 시각은 동일한 것 같다.

그러나 막상 정부는 글로벌시스템을 기업에 대해선 강요하다시피 강조하면서도 막상 산업정책적인 차원에서 글로벌환경을 만드는데는 신경을 쓰지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세계적 기업을 끌어들여 토착화하려면 나라전체가 특급호텔처럼 운영되어야 한다는데 이런데 대한 구체적인 대안없이 기업에 대해서만 글로벌화를 요구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정 교수=독일 오펠이 GM에 넘어가고도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오펠과 경쟁 가능한 기업이 있었기 때문이다.

국내업체가 강력한 국제경쟁력을 갖춰야 해외업체의 로컬화도 가능하다.

영국의 경우 산자부 명함에 "Deprartment for Enterprise"라고 찍혀 있을 정도다.

그러나 현재 정부의 정책는 너무 거칠다.

기업의 행태와 기업자체 조직은 엄연히 다른 것이다.

기업의 행태를 문제삼아 새로운 사업의 전개를 막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김용준 기자 junyk@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