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점록 < 병무청장 jloh@mma.go.kr >

지난해 "군복무필자들의 가산점 제도는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판결로 찬반 공방이 치열하게 벌어져 각자의 입장과 생각이 분분했었다.

특히 인터넷의 각종 사이버 마당에는 위헌결정에 분노하는 남성들의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기도 했다.

군필자와 미필자의 문제로 시작한 이 논쟁은 여성과 남성의 성대결로 치닫더니 급기야는 분을 삭이지 못한 남성들이 진정한 평등을 이루기 위해선 여자도 군에 보내야 한다는 내용의 위헌소송을 헌법재판소에 제출하기에 이르렀다.

결국 이 문제는 여성의 경우 사회복지시설 봉사활동 경력이 있을 때에는 취업때 가산점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일단락 되기는 했으나,이 사건은 우리사회의 "진정한 평등"의 문제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또 얼마 전에는 사회발전에 비해 뒤떨어져 있는 우리 교육현실의 근본 원인은 무리한 평준화정책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십분 공감하고 매우 타당성있는 지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또한 "획일적 기준"과 "절대적 평등"의 문제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돼야할 문제라고 본다.

우리사회에는 어느 틈엔가 민주주의의 발전속도에 비례해 개인의 목소리는 높아지고 일부에서는 절대적 평등만이 최고의 가치고 척도인양 여기는 습성이 자라고 있다.

모두가 같은 색깔,같은 양의 권리와 의무,즉 "절대적 평등"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세상의 정의와 평등의 척도가 각자의 능력과 자질은 무시한 채 획일적 기준에 따라 정해진다면 "경쟁"과 "노력"이라는 인간본래의 고귀한 가치는 사라지고 말 것이다.

나아가 개인의 발전과 사회의 발전도 기대할 수 없지 않을까.

걱정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모든 사람은 평등하고 동등하게 존중받아야할 존재다.

그러나 그 사람들이 누리는 평등이란 기회의 균등이요,각자가 자기의 분수를 알고 그것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다할 때,즉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 인식하고 모든 사람이 이 논리에 수긍할 때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군복무자들의 국가에 대한 봉사가 상응한 인정을 받으며 군에 가야할 사람이 자신에게 주어진 의무를 자랑스럽게 이행하는 진정한 평등이 이루어지는 사회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