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국내 금융회사들이 현재의 예대금리차가 너무 작아 고전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 축소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은행이 20개 국내은행, 7개 외국은행 지점, 9개 종금사, 18개 상호신용금고 등 총 54개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대상회사중 68%가 과도한 경쟁으로 예대금리차가 축소되면서 적정 예대마진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20개 국내은행중 19개는 현재 예대금리차가 작아 수익성 악화에 몸살을 앓고 있다고 답했다.

실제로 국내은행의 예대금리차(신규취급액 기준)는 99년 6월 3.10%포인트에서 지난 2월엔 2.27%포인트로 축소됐다.

은행들이 예상하고 있는 적정 예대금리차(3.0~4.0%포인트)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라는게 한은의 분석이다.

반면 외은지점중에는 절반 이상(57.1%)이 현 예대금리차가 적정하다고 응답해 국내 은행들에 비해 영업상황이 좋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종금사는 9개중 5개(55.6%), 금고는 18개중 10개(55.6%)가 예대금리차가 너무 낮다고 답했다.

그러나 종금사와 금고중 각각 1개사는 현재의 예대금리차가 큰 편이라고 답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금융회사들은 향후 예대금리차가 더욱 축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설문조사 결과 2.4분기중 예금금리는 고객유치 경쟁이 심화되면서 다소 인상 조정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대출금리는 경기호전에 따른 자금수요에도 불구하고 금융회사간 경쟁 때문에 소폭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2.4분기중 예대금리차가 축소될 것이란 전망은 전체의 48%에 이른 반면 확대될 것이란 견해는 15%에 불과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우량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예금금리는 올리고 대출금리는 내려야 할 상황"이라며 "예대금리차 축소로 수익성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우려했다.

한은 관계자는 "금융회사들이 생존하려면 인수.합병(M&A)이나 구조조정을 통해 몸집을 키우고 경상경비를 줄이는 노력이 불가피하다"며 "2단계 금융구조조정의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유병연 기자 yooby@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