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정보화사회에서 경쟁력의 핵심은 스피드( speed )다.

기술의 변화 속도가 하루가 다른 상황에서 신속하게 변화에 적응하고 고객의 요구를 즉시 반영하는 것이 경쟁력의 요체이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미래에 대한 예측능력"보다 "변화에 대한 대응능력"이 더 중요시될 것이다.

그러나 전통적 조직구조인 피라미드식 부.과제는 조직의 경직성 때문에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없다.

관리측면에서 효율적인 조직형태이긴 하지만 고객의 수요에 신속하게 수용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또 한 번 생긴 조직을 없앤다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이와 같은 수직적인 조직형태의 경직성을 개선하기 위해 수평적인 조직형태로서 팀제 도입이 확산되고 있다.

팀제는 "공동의 목표를 가진 사람들이 시너지 효과를 얻기 위해 만드는 유연한 조직"을 말한다.

팀제를 도입하면 10여개의 결재단계를 3~4개로 줄임으로써 신속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고 권한위임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 부서간 이기주의를 타파하고 전문가를 육성할 수 있으며 능력주의를 실현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우리 기업들은 팀제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앞다퉈 도입했으나 대부분 "팀제의 형식만 빌리고 내용은 과거의 행태를 답습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기존 부.과라는 명칭 대신에 팀자만 붙여서 조직의 모양만 바꾸었기 때문에 구성원들의 참여와 협력을 유도할 수 없어 효과를 거두고 있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점은 "누구를 위한 팀제인가"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데서 발생하고 있다.

사람은 근본적으로 변화를 싫어하는 속성이 있다.

수직적인 조직이 수평적인 조직으로 변할 때 불편하게 느끼는 계층이 생기기 때문이다.

팀제에서는 차장이 팀장이 되고 부장이 팀원이 되는 경우도 있다.

여기서 중간관리자들이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고 보이지 않는 저항을 하기도 한다.

따라서 팀제를 성공적으로 도입하려면 팀제에 대한 인식전환이 선행돼야 한다.

첫째 팀제 도입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점이다.

팀제는 조직원을 위해서가 아니라 고객의 요구에 의해서 도입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임직원을 위한 팀제라면 기존 수직적인 조직구조로도 충분하다.

그러나 무한경쟁시대의 생존비결은 "고객은 항상 옳다"는 자세이기 때문에 팀제야말로 고객만족,고객감동을 위해 필요한 조직인 셈이다.

둘째 상사의 권한이 위임돼야 한다.

기존 조직구조는 명령과 통제 위주이기 때문에 권한이 상사에게 집중된다.

자연스럽게 부하직원들의 창의성을 기대하기 어렵고 고객의 목소리는 멀어질 수밖에 없다.

고객 우선 경영을 위해서는 필요한 권한이 현장으로 이동돼야 한다.

또 권한을 위임해야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것이다.

미국의 기업들은 1990년대 이후 경영혁신을 통해 팀제를 본격적으로 도입한 것이 경쟁력을 회복하는 계기가 됐다.

특히 권한위임과 주인의식을 바탕으로 한 "자율경영팀"을 운영함으로써 근로자들이 자기책임 아래 열심히 일할 수 있는 기업문화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셋째 구성원들의 의식이 전환돼야 한다.

팀이란 공동의 목표를 전제로 모인 조직이다.

그러므로 필요에 따라 "헤쳐 모여"가 가능한 조직이어야 한다.

팀이란 또한 일 중심으로 운영돼야 하기 때문에 직위에 연연해서는 안된다.

팀을 가장 잘 이해하고 이끌 수 있는 사람이 팀장이 돼야 한다.

때로는 과장이 팀장이 되고 부장이 팀원인 경우도 가능하다는 유연한 사고가 요구된다.

구성원들이 직위와 사람 중심에서 일 중심으로 의식을 전환하지 않으면 안된다.

또한 팀원들은 정보를 공유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팀제에서는 공유된 정보를 바탕으로 협조적인 창의성,즉 협창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팀원간,팀간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넷째 조직의 특성에 적합한 팀제를 도입해야 한다.

지금까지 기업에서 도입한 팀제의 유형은 문진형,대부대과형,프로젝트형,복합기능형의 네 종류다.

기획,인사,관리부서는 문진형이 적합하고 공장과 판매조직은 대부대과형이 효과적이다.

연구사업 및 신규사업 조직에는 프로젝트형이 알맞고 첨단 신제품 개발을 위해서는 복합기능형 조직이 적합하다.

그러나 적합한 팀제의 유형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팀제 형태는 내부고객과 외부고객을 얼마나 만족시킬 수 있느냐에 따라 결정돼야 하기 때문이다.

다섯째 중간관리자들이 결재권의 상실에서 발생하는 상대적인 박탈감을 해소할 수 있도록 능력개발의 기회를 확대해 주어야 한다.

(그밖에 다른 인사제도와의 연계가 필요하다. 팀제는 평가제도,보상관리,채용관리,교육훈련 등과 유기적으로 연계돼야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팀제의 성공은 운영의 묘를 어떻게 살리느냐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새로운 리더십이 요구된다.

이제 리더십은 명령하고 통제하는 권위주의적,지시적 리더십에서 탈피해 권한을 위임하고 자율을 존중하는 민주적,참여적 리더십으로 전환돼야 한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노동경제연구원 부원장 bmbyang@kef.kr.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