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계의 꽃은 역시 디자이너다.

소비 타깃의 감각과 감성을 얼마나 잘 포착해내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리는 패션사업의 특성상 디자이너의 영향력은 결정적일 수밖에 없다.

심지어 백화점에서는 그 브랜드의 실장(디자이너)을 보고 입점 여부와 매장자리를 결정하기까지 한다.

때문에 진짜 실력있는 디자이너에게는 아낌없는 투자를 하는게 패션계의 풍토다.

이들 역량있는 디자이너를 스카웃하기 위해 억대 연봉에 오피스텔 고급 승용차 제공은 필수고 잦은 출장지인 뉴욕과 파리에 집을 사주는 회사도 있다.

파격적인 인센티브와 자유로운 인사권 또한 옵션으로 따라붙는다.

현재 패션계에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꼭 붙잡고자 하는 대형 디자이너가 몇명 있다.

데코의 김영순 이사,신세계인터내셔날의 김영애 이사,대현인터내셔날의 신명은 감사,아이디룩의 전연신 이사 등이 그렇다.

이들은 지금까지 손을 댄 브랜드마다 대박을 터뜨린 히트 제조기이거나 오랜 세월동안 한 브랜드를 최정상의 자리에 붙박이로 올려 놓은 인물들이다.

또 디자인 실력뿐만 아니라 사람관리 능력이나 MD적인 시각도 뛰어나 디자이너라기보다는 패션 디렉터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패션계를 이끄는 중견 디자이너들=패션회사 기획실에 있는 디자이너는 한 회사당 평균 6~7명 정도.현재 활발히 영업중인 회사를 3백여개로 볼때 국내 디자이너는 2천명이 넘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대부분의 디자이너는 20대 초중반으로 3,40대까지 활동하는 사람은 극소수다.

따라서 오랜 경력을 거쳐 임원급까지 오른 20여명의 디자이너는 이미 유명세를 치른 준대중스타로 업계에 이름이 알려져 있다.

이중 데코의 김영순 이사와 신세계인터내셔날에 있는 김영애 이사는 국내에서 가장 비싼 억대 몸값과 최고 장인이라는 명예를 동시에 갖고 있는 사람들이다.

84년 논노 "샤트렌" 출신으로 "베스띠벨리""꾸주베""리엔" 등을 만든 김영애 이사는 지난달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보브 사업부로 옮겼다.

"여성적이고 부드러운 이미지의 옷에 강하다"라고 스스로를 평가하는 그는 지금의 회사를 결정하기전 10여개의 회사에서 스카웃 제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김영순 이사는 17년동안 데코를 지켜왔다.

브랜드 "데코"는 그의 분신인 셈이다.

"유행에 좌우되지 않고 항상 신뢰받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그는 지금 8월에 오픈할 신규 브랜드 "디아"의 런칭 작업에 한창이다.

아이디룩 "기비"의 전연신 이사도 20년 가까이 한 브랜드만 고집해온 디자이너다.

그가 디자인한 기비는 컬러풀 브랜드의 대명사로 불리며 30대 여성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인기 상종가의 30대 디자이너들=40대의 노련한 디자인 실장들이 주로 여성복 브랜드를 맡고 있다면 스포츠웨어와 캐주얼 의류부문에서는 30대 패기있는 디자이너가 주역이다.

"스포트리플레이"를 디자인한 30대 중반의 신명은 감사는 지금 인기 절정기에 올라선 디자이너다.

"엘레쎄"를 여성 스포츠웨어의 선두주자로 만든 후 영캐주얼 스포트리플레이와 "써스데이아일랜드"로 연속 홈런을 날린 그는 본인도 놀랄만큼 파격적인 연봉과 대우를 받고 있다.

30대 초반의 김승희 실장(LG패션 닥스골프)은 브랜드의 성장률을 매년 50%씩 높인 성공의 주역이다.

"기능성이 중시되는 골프웨어 디자이너인만큼 소재와 패턴에 대한 안목이 탁월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밖에 대하의 이지연 이사,데코의 권오향 이사,한섬의 소경숙 실장 등도 스카웃 1순위의 실력파 디자이너로 꼽힌다.

설현정 기자 sol@ ked.co.kr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