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기 < 삼성투신운용 대표 ykhwang@samsung.co.kr >

지난주에 치러진 16대 총선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386세대의 돌풍"이다.

이번 선거에서 당선된 386세대는 모두 13명.

지난 15대 총선 때 30대 당선자가 7명에 그친 것과 비교할 때 두배 가까이 늘어났다.

패기와 열정이 넘치는 젊은 세대가 여의도에 많이 진출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한국의 밝은 미래를 보는 것 같아 마음 든든하고 좋은 일이다.

한편 이번 총선에서 40대도 60명이나 당선됐다.

하지만 언론 어디에서도 비중있게 다루지는 않고 있다.

"475"세대는 어디로 갔단 말인가.

50대와 30대 사이에 끼어서 아예 사라져 버렸단 말인가.

475세대는 386세대에 비유해 말하자면 현재 나이가 40대로서 70년대에 대학을 다니던 50년대 출생 집단이다.

이 세대는 한국이 찢어지게 가난하던 시절에 유소년기를 보냈고 4.19와 5.16을 보면서 학창시절을 지냈다.

유신체제아래서 대학시절을 숨죽여 보내다 총력수출의 기치가 드높을 때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번데기 송충이잡기 통기타 장발단속 통행금지가 무엇인지 아는 세대다.

이들은 70년이래 계속돼 온 한국의 기적적인 경제성장의 전위대다.

사회 초년병에서부터 흰머리의 중년에 이르기까지 온몸을 바쳐서 일익을 담당했다.

지금의 50~60대들이 방향을 제시하고 경제를 이끌었다면,475세대야말로 몸으로 최일선에서 전투를 치러온 사람들이다.

비록 정치권에서나 벤처업계에서 386세대처럼 각광받지는 못하지만 지금 한국사회의 중추에 475세대가 굳게 자리하고 있음은 아무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미국의 클린턴은 46세에 대통령이 됐다.

영국의 토니 블레어는 43세,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은 47세 ,대만의 천수이볜도 49세 에 대권을 잡는 등 전세계적으로 40대가 역사의 중심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별로 각광받지 못하다보니 때로는 475세대끼리 모여 앉아 "우리는 신세대와 쉰세대 사이에 낀세대"라는 자조적 소리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누가 뭐래도 475세대는 앞으로의 한국을 이끌어 나갈 "준비된 주도세력"이다.

또한 많은 후배들이 본받고 뒤따르는 솔선수범의 세대임에 틀림없다.

지금 475세대가 기가 죽어서야 누가 한국사회를 이끌어 가겠는가.

힘내라 4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