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꿔, 바꿔, 최고가 되지 못할 싹은 버리고 될성부른 떡잎만 키워라, 가능성 있는 분야라면 세계 최고로 육성하라"

인터넷 비즈니스 업계가 온통 바꿔 열풍에 휩싸여 있다.

일류업체간의 인수합병(M&A)과 거대 오프라인 업체로부터의 도전에 직면하면서 ''생존을 위한 새로운 수익 모델을 내놓으라''는 안팎의 요구에 시달린 결과이다.

이런 환경변화에 발맞춰 국내 인터넷 업계에 비즈니스 모델 바꾸기가 붐을 이루고 있다.

변화의 바람은 한국을 대표하는 메이저급 인터넷 업체들 사이에 일고 있어 더 피부에 와닿는다.

인터넷업계가 거의 포화상태에 이른 지금, ''전문적이고 독특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명제가 설득력있게 다가온 결과다.

이제 단순한 몸집 부풀리기가 아니라 ''온리 원'' ''넘버 원'' 서비스가 되기 위한 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국내 인터넷 업계의 대표 주자인 골드뱅크 다음커뮤니케이션 새롬기술 등 3사의 비즈니스 모델 변화 사례를 짚어본다.

<> 다음커뮤니케이션

"다음의 다음(next)은 뭔가"

요즘 다음커뮤니케이션 경영진이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다.

이에 대한 다음의 답은 ''전문화''와 ''차별화''.

다음은 무료 E메일 시스템과 쇼핑몰을 중심으로 전문화를 추진중이다.

지난 1997년부터 시작한 무료 E메일 시스템(한메일넷)은 현재 국내에 9백60만명의 등록 사용자를 가진 최대 서비스다.

하지만 다음이 강조하는 것은 "단순히 이용자가 많다는게 아니라 이 분야 핵심기술을 가졌다"는 점(이재웅 사장).

이미 다음은 미국 스페인 일본 등 해외 5개국에 대용량 E메일 호스팅을 하고 있으며 99년 해외에서 12억원의 매출도 올렸다.

한편 유인커뮤니케이션 인수 등 M&A 작업도 메일 서비스 전문화라는 기조에 맞춰 펼쳐 왔다.

다음측은 "앞으로도 모든 사업의 기조는 메시징 서비스 강화라는 축 위에서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의 또다른 축은 쇼핑몰.

다음은 최근 쇼핑몰(커머스)에 정보(콘텐츠)를 계속 덧붙이고 있다.

<> 골드뱅크

골드뱅크 변화의 기조는 ''선택과 집중''이다.

골드뱅크는 ''광고를 보면 돈 주는'' 보상광고가 인기를 끌면서 국내 대표 주자로 자리잡았지만 프로농구단, 신용금고 등 비(非)인터넷 분야로 ''문어발식 확장''을 거듭한 결과 거센 비난을 받았다.

김진호 전 사장을 이은 새 CEO 유신종 사장과 김상우 커뮤니티사업 본부장 등 골드뱅크 경영진은 취임과 함께 개혁방안으로 ''금융과 엔터테인먼트''를 양대 축으로 하는 집중 방안을 내놨다.

유신종 사장은 이를 위해 "기존 사업부문 가운데 쇼핑몰(골드플라자) 여행사(골드투어) PC몰(미스터 PC) 등 핵심에서 먼 사업부는 분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거꾸로 핵심 사업에 필요한 업체는 추가로 인수/제휴할 예정이다.

현재 부동산 사이트 한곳에 지분 출자를 추진중이며 골드금고를 기반으로 10여곳의 지방 금고를 매입해 전국 네트워크를 형성할 계획이다.

엔터테인먼트 부문에서는 IM스테이션 온네트 아담소프트 등의 콘텐츠를 기반으로 게임 MP3 영상 만화 등의 유료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 새롬기술

새롬기술은 최근 포털 사이트 네이버컴과의 합병 무산으로 수익 모델에 대한 문의를 더욱 많이 받는 곳이다.

업계에서는 "새롬기술이 무료 인터넷 전화 서비스를 통한 광고 외에는 뚜렷한 수익처를 찾기 어렵다"는 부정적인 진단이 우세하다.

이에 대해 새롬기술측은 "새롬은 결코 수익기반이 취약하지 않다"고 항변하면서 "기술개발을 계속하는 한편 인터넷 부문에는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강화해 보다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새롬기술은 지난 1993년 출범, 컴퓨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을 주로 해왔다.

지금도 매출(99년 2백62억원)의 절반 이상이 컴퓨터 모뎀 판매에서 나온다.

"최근 기술기반 없는 닷컴회사 대신 HW.SW 기반을 갖춘 회사를 더 높이 평가하는 추세를 감안하면 오히려 유망하다"는게 새롬측 주장.

한편 김대선 새롬기술 이사는 "보이스 메일, 통합 메시징서비스 등을 추가해 종합 커뮤니케이션 포털로 성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정애 기자 jcho@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