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한 만큼 임금을 올려주겠다.

하지만 안전은 시설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열심히 일하지 않는 사원은 동료들이 자극을 하겠다.

지켜봐달라"

울산의 성진기계 고충처리위원회에 참석한 노사 대표가 허심탄회하게 쏟아내는 내용들이다.

양측 동수로 구성된 이 위원회에선 이처럼 현장과 경영자의 의견을 놓고 서로 입장을 바꿔 생각하며 절충답안을 이끌어낸다.

다소 곤혹스럽고 상충되는 요구가 있으면 노사 모두 양보를 아끼지 않고 대화로 쌓은 굳건한 신뢰로 벽을 허물어 버린다.

이 덕분에 성진기계는 지난 89년 창립 이후 "무분규 사업장"으로서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위험하고 힘든 현장 노무가 대부분인 사업장 특성에도 불구하고 사원들은 노동조합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정도다.

분규가 많기로 이름난 노동운동의 메카 울산지역에선 보기 드문 노사 문화임에 틀림없다.

성진기계의 이같은 노사협력은 그냥 얻어진 것이 결코 아니었다.

현장 사원들을 향해 쏟는 전정도 사장의 애정과 열린 경영이 융화돼 얻어진 결실인 것이다.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면 안될 일이 없다는 전 사장은 "경영이 어렵다고 근로자들에게 희생만 강요하는 시대는 지났으며 근로자도 이젠 회사의 사활을 사측과 공동으로 책임지는 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해마다 "하나로 연수회"를 열어 노사간의 벽을 허물고 분기마다 한번씩 노사협의회를 통해 경영 및 영업정보를 노사가 공유하고 있다.

매달 안전조회때에도 경영상황과 인사정책을 공개하는 등 전 사장의 노사불이의 "투명경영"체제가 뿌리내렸다.

지난 95년 이후 노사협의회에서 임금협상 교섭이 1회 이상 넘어선 적이 없다는 사실만 보더라도 회사에 대한 사원들의 믿음은 매우 두텁다.

김기달 노조 위원장은 "근로자도 스스로 주인의식을 가질 때 올바른 신노사문화가 형성될 수 있다"며 "투명경영과 근로자들의 열린 마음이 조화돼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도록 노사간 중재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진기계는 이같은 투명경영에 힘입어 연간 매출이 6백억원대에 달하는 중견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지난 97년 산업재해 다발사업장이란 오명을 씻고 지난해에는 단 한건의 사고도 내지 않았다.

5백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특히 다국적 기업인 ABB 루머스사와 최근 전략적 업무제휴를 맺고 차세대 열교환기(Helix Changer)의 독점 판권을 쥐게 됐다.

전 사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5년이내에 연간 매출을 2천억원대로 끌어올리고 올해안 코스닥시장에 등록해 그 이익을 사원들에게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 울산=하인식 기자 hais@ked.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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