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1명 이상 접수에서 진료(입원) 완료까지 봉사하겠습니다"(총무과)

"병원 1층 로비에 음악을 틀어주는 게 어떤가요"(원무과)

"밝은 미소와 따뜻한 마음으로 정성껏 진료하겠습니다"(임상과)

충북 청주시 상당구 영운동에 위치한 한국병원의 노사협의회는 사용자와 근로자가 머리를 맞대고 토의하는 장이 아니다.

근로자들의 제안을 들어주는 자리다.

회사측이 요구하지 않아도 근로자들이 환자와 보호자를 위한 서비스 개선방안을 들고 나와 실행하겠다는 다짐을 한다.

이같은 근로자들의 회사 사랑 덕분에 이 병원은 지난 1986년 개원 이후 14년동안 단 한차례도 노사갈등을 겪지 않았다.

최정봉 한국병원 이사장은 "노사화합을 통한 전 임직원들의 굳은 의지만 있으면 어떠한 어려움이 닥쳐와도 헤쳐나갈 수 있다"며 앞으로도 모범적인 노사화합 사업장을 만들어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모범적인 노사평화를 유지해온 이 병원에서도 IMF한파는 근로자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97년 12월 신관3층 회의실에서 근로자들은 "IMF는 결국 우리에게 인원감축과 임금삭감이라는 반갑지 않은 선물을 줄 것"이라며 난상토론을 벌였다.

우선 "상여금 2백%를 삭감하자"는 결론을 내리고 회사측에 근로자들의 입장을 알렸다.

이에 대해 최 이사장은 "결코 한명도 배에서 내려놓지 않겠으니 어떠한 어려움이 있어도 함께 가자"며 직원들을 다독거렸다.

이때부터 근로자들은 스스로 허리띠를 졸라매기 시작했다.

물론 환자와 보호자들에 대한 서비스와 친절도 한차원 높여나갔다.

병원발전위원회를 조직해 전기 등 아낄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절약했다.

약품 장비 등 각종 물품 구입도 시장조사와 위원회를 열어 과비용이 지출되지 않도록 했다.

이와 함께 환자와 보호자를 위해선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해 나갔다.

소화기 질환자가 2회 이상 내원하는 번거로움을 덜어주기 위해 내시경과 초음파 검사를 당일 처리해줬다.

또 골수이식 뇌종양 등 중환자는 헬기까지 동원해 큰 병원으로 옮겨 치료받을 수 있도록 도와줬다.

환자와 보호자를 사랑과 봉사하는 마음으로 대하자 내원환자 수는 오히려 늘기 시작했다.

매출 이익 모두 크게 신장했다.

지난해 매출과 이익은 1백37억원과 2억5천만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20% 이상 신장했다.

올해는 내원환자수 20만명에 매출 1백55억원,이익 3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회사측은 지난해 특별상여금을 지급하고 결혼한 간호사들이 직장생활을 계속할 수 있도록 어린이집도 운영하고 있다.

근로자의 능력개발을 위해 임금총액대비 3% 이상을 교육훈련에 투자하고 있다.

병원측은 올 연말 1백20병상 규모의 치매노인병원을 건립,지역에 봉사하는 의료 기관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전연주 근로자대표는 적자사업으로 인식되고 있는 치매전문병원의 경영이 정상화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근로자의 다짐을 대변했다.

청주=이계주 기자 leerun@ 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