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현장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5월말 또는 6월초 총파업을 벌이기로 선언했기 때문이다.

임금교섭이나 구조조정에 불만을 품은 노조가 주로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동계는 지난 2년간 수많은 근로자가 직장에서 쫓겨나면서 기업 경쟁력도 강화된 만큼 근로자가 그 몫을 되돌려 받을 때가 됐다고 주장한다.

사용주와 정부가 양보할 차례라는 것이다.

따라서 임금과 각종 복지를 IMF체제 이전수준 이상으로 끌어올리는데 무관심한 사업장의 경우 근로자의 조직적인 반발에 직면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물론 사용자단체의 입장은 다르다.

아직 IMF터널에서 완전히 빠져나온 것이 아닌만큼 생산성 증가분이상의 임금인상은 곤란하다는 것.노동계 주장대로 실현된다면 한국경제는 고비용-저효율 구조로 다시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정부는 노사자율에 의해 임금을 교섭한다는 원칙을 견지하면서도 성과배분제 확대 등을 통해 적정수준에서 임금이 결정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 임금교섭 추이 =지난 3월말 현재 1백명이상 사업장의 임금교섭타결율은 6.2%로 지난해 같은 때의 8.9%보다 낮다.

협약임금 인상률은 6.9%로 전년동기(-0.3%)보다 7.2%포인트 높아졌다.

총액임금으로는 10%가량 인상된 셈이다.

경영실적이 좋아진 대기업을 중심으로 경총의 적정 임금인상률(5.4%)보다 훨씬 높은 수준에서 임금교섭이 끝나고 있음을 의미하는 수치다.

근로자들이 기대하는 수준의 임금을 줄 여력이 없는 기업들의 경우 임금 타결이 늦어지고 있다.

경총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이 좋았던 기업은 어떤 형태로든 특별상여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 노동계 움직임 =총선전 파업을 강행했던 완성자동차 4사는 일단 투쟁수위를 낮춘 채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금속산업연맹은 오는 27일 완성차 4사 연대 전면파업 등 주 1회 공동투쟁을 벌이며 5월 10일에는 산하 2백35개 사업장이 동참하는 4시간 총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부산의 신선대.우암지부가 복수노조 인정을 요구하며 2개월이상 파업을 벌이고 있다.

의료보험조합의 노사분규도 장기화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민주노총은 올해 <>주 5일 근무(주40시간제) 실시 <>구조조정 중단,단체협약 및 임금의 원상회복 <>조세개혁과 사회보장예산 확대를 쟁취키로 했다.

공무원 노조 합법화등 노동기본권 보장과 비정규노동자를 보호하는 관련법을 제.개정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이같은 요구를 관철키 위해 우선 21일부터 22일까지 전국 1천3백여개 단위노조대표자 수련회를 갖고 5월 총파업 계획을 세부적으로 토론할 예정이다.

5월 1일에는 세계 노동절 1백10주년 기념식을 지역별로 갖고 투쟁지침을 발표한다.

그 내용은 5월 15일까지 민주노총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일제히 조정을 신청한 뒤 22일부터 27일까지 단위노조별로 파업찬반투표를 실시해 31일 전국적으로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것.6월이후 파업여부는 상황과 조건에 따라 결정된다.

한국노총의 투쟁 목표는 철도산업민영화 의료보험통합 금융부문구조조정 저지로 요약된다.

이달말까지 중앙및 지역별로 임투승리 결의대회를 가진 뒤 5월4일부터 13일까지 동시조정 신청을 하고 15일부터 20일까진 쟁의행위 결의를 신고할 계획이다.

또 22일부터 26일까지 총파업결의대회를 연 다음 6월 1일 총파업을 벌일 방침이다.

노총은 이와함께 노사정위원회 활동을 통해 <>노동시간 단축 <>공무원노조 설립 허용 <>공기업 일방적 해외매각 중단 <>비정규직노동자 보호대책 마련 등에 주력할 계획이다.

<> 전망 =노동부는 주 5일근무제와 노조전임자 문제 등은 어차피 하반기 정기국회에서 논의될 사안인만큼 이번 총파업은 노동계가 법 개정을 앞두고 유리한 지위를 차지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고 분석한다.

7월 이후에는 노사관계가 안정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무엇보다도 노사분규 등으로 회사가 어려워질 경우 당장 일자리부터 잃게 된다는 교훈을 근로자가 체험,극단행동을 자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리 위주의 노동운동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는 판단도 또다른 근거다.

서울지하철과 한국통신 노조 집행부가 합리적인 노동운동을 지향하는 인물로 바뀌었다.

서울지하철노조 승무지부의 파업이 3시간30분여만에 철회된 것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악재도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우선 임금 인상에 대한 근로자의 기대가 크다.

임금지불능력이 취약한 상당수 중소기업과 일부 대기업은 임금교섭에서 진통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대우.쌍용자동차의 매각과 의료보험 통합,금융기관의 구조조정 등 난제가 여전히 남아있다.

언제든지 국지적인 파업사태는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다.

민주노총 손낙구 교육선전실장은 "올해 투쟁방식은 결사항전은 자제하면서 노조원의 폭넓은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라며 "IMF체제에 대한 노조원들의 보상심리가 높은 것도 사실이지만 사용자측도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일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최승욱 기자 swchoi@k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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