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정 < 노동부 장관 >

세계가 급변하고 있다.

먼 미래의 이야기처럼 들리던 디지털 경제(Digital Economy)시대가 이미 우리 앞에 와 있다.

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인터넷의 확산은 지식기반 정보화사회를 현실화시키고 있다.

디지털혁명은 농업혁명과 산업혁명에 이은 제3의 혁명으로 불린다.

기술 산업 경제생활은 물론 국가간 관계에 이르기까지 총체적이면서 획기적인 변화를 유발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식기반산업 분야의 생산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991년 14.7%에서 지난해에는 20.5%로 확대됐다.

지난해 경제성장률 10.7% 중 4.8%포인트(기여율 45.6%)가 지식기반산업에 의해 이루어질 정도로 급속하게 지식기반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디지털경제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등장은 노사관계에 있어서도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우선 과거 산업사회의 핵심 생산요소인 토지.노동.자본과 같은 유형자원의 의미가 퇴색했다.

대신 지식.정보.문화와 같은 무형자원이 가치창출과 부의 원천이 되고 있다.

핵심생산요소의 변화는 종속적 지위에 머물렀던 근로자를 지식자원의 생산자이자 소유자로서 사용자와 대등한 지위를 갖게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노사의 의식과 관행은 과거의 대립주의적인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업주는 노조를 경영의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노동조합도 대화와 협상보다는 투쟁을 선호하는 경향이 큰 것이 현실이다.

이런 노사관계 현실은 우리나라의 국제경쟁력을 높이는데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는 노.사.정 모두가 기존의 의식.관행.제도를 선진화해 지식기반 정보화사회에 부응한 새로운 노사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신노사문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신노사문화 정착의 필요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위해 집중적인 교육과 홍보사업을 전개했다.

그 결과 노사협력선언 업체가 2천4백76개(99년)로 98년(1천6백80개)에 비해 47.4%나 늘어나는 등 산업현장에 노사협력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또 지난 2월24일에는 경영계가 노사화합에 솔선수범한다는 취지로 징계근로자에 대한 대사면을 선언하는 등 노사협력조치들이 가시화되고 있다.

물론 경기회복에 따라 지난 2년간 임금양보분에 대한 근로자측의 보전요구가 높아져 향후 임금협상 때 노사갈등이 우려된다.

대우자동차의 해외매각 등 구조조정 마무리 과정에서 고용안정을 둘러싼 노사갈등도 예상되는 등 노사관계 불안요인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IMF(국제통화기금) 위기를 겪으면서 노사간 공존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커져 있다.

국제적인 무한경쟁에 노출되면서 노사 모두 기업경쟁력 제고에 인식을 같이하고 있어 노사협력의 기조는 유지될 것이다.

정부는 올해를 "신노사문화 정착의 해"로 설정했다.

신노사문화가 산업현장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열린 경영 확대 <>지식근로자 육성 <>작업장 혁신 지원 <>성과보상 확대 <>노사협력인프라 구축 <>지속적인 제도개선 추진 등 6대 과제를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신노사문화 정착을 위해서는 정부의 노력 못지 않게 노사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가 필요하다.

사업주는 근로자를 경영의 동반자로 인정, 열린 경영을 강화해야 한다.

교육훈련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경영성과를 근로자에게 공정하게 배분해야 한다.

근로자도 기업의 경쟁력이 확보돼야 고용안정과 복지증진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 경쟁력 제고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지금은 국경과 민족의 의미가 없는 지구촌 시대다.

세계 일류만이 생존하는 무한경쟁 시대다.

경쟁력을 잃은 기업은 생존할 수 없다.

이미 세계 각국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사가 힘을 합쳐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경쟁력을 앞세워 세계시장을 빠른 속도로 장악해 가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우리 노사가 기존의 관념과 편견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노사 모두 공멸할 수 밖에 없다.

노사가 의식과 관행, 제도를 선진화하고 신노사문화를 앞장세워 적극적으로 대처한다면 우리는 지식기반 경제에서 지식강국이 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맞을 수 있다.

산업화에서는 선진국에 크게 뒤졌지만 디지털경제 시대에서는 선진국과 대등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신노사문화는 21세기 새로운 경제패러다임의 등장에 따른 우리의 불가피한 선택이며 발전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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