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을 일정하게 공급할 수 있다면 농작물의 당도와 크기를 조절할
수 있을텐데..."

수도에서의 거리와 상관없이 뚫려진 구멍을 통해 항상 일정량의 물을 공급해 주는 농업용 호스가 한 발명가에 의해 개발됐다.

경기도 화성에 있는 남경정공 소재용(41)사장이 그 주인공. 지난 78년 남원농고를 졸업한 그는 농기계와 관련된 압출.성형 부품을 만드는 업체에서 10여년간 근무했다.

이곳에서 현장 기술을 익히던 그는 한 가지 문제점을 발견한다.

농업용 호스 구멍에 흙이나 각종 찌꺼기가 많이 끼어 물이 잘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았던 것.게다가 고가의 수입품이 대부분이었다.

농촌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소 사장은 새로운 호스를 개발,농민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주고 싶었다.

이때가 96년. 그는 남경공업을 창업하고 직접 발명에 매달렸다.

그 후 3년여의 노력끝에 선보인 것이 "워터폴(Waterfall)"이다.

폴리에틸렌으로 만들어진 이 호스 안에는 물의 압력을 일정하게 해주는 "드립(DRIP)" 장치가 들어가 있다.

드립에 난 홈은 흐르는 물에 마찰을 줘 수압을 제어해준다고.수도로부터 거리가 멀어지더라도 드립 위에 뚫어놓은 구멍에선 물의 양이 똑같이 나오게 해 준다.

따라서 물에 탄 비료의 공급량을 효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를 통해 과일과 채소의 당도나 크기도 원하는 대로 맞출 수 있다.

미리 짜놓은 수확 계획에 따라 농작물을 기를 수도 있다.

하우스 안에서 사용해도 실내 습도를 높이지 않아 병충해를 줄여주는 효과도 있다.

스프링클러 등을 이용할 때에 비해 물을 아낄 수 있는 이점도 있다.

"포도 딸기 토마토 오이 등 과채류의 생산량을 30%정도 늘릴 수 있다"는 게 소 사장의 설명이다.

지난해 첫 상용화 제품을 선보인 후 농민들의 반응은 "이런 제품이 왜 진작 나오지 않았을까"였다.

지난해 5억원 가까운 매출을 달성하는 성공을 거뒀다.

"이 아이디어 제품으로 중동 등 세계 시장의 문도 본격적으로 두드릴 계획"이라는 그는 "첨단 산업의 발전에 비해 많이 뒤떨어지고 있는 농업 관련 산업을 위해 작은 관심과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0331)227-8911

김동욱 기자 kimdw@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