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뉴브리지캐피털로 인수된 제일은행이 경영진과 노동조합간 갈등을 겪고 있다.

제일은행 노조는 최근 윌프레드 호리에 행장을 포함한 경영진에 대해 "임원보수와 경비지출, 직원인사 등에서 투명하지 못하고 독선적인 경영을 하고 있다"고 비판한데 이어 18일 행장을 만나 개선책을 마련해 줄 것을 요구했다.

노조는 성명서에서 "임원들이 보수를 얼마나 받는지, 외부컨설팅 비용으로 얼마를 쓰고 있는지에 대해 소관부서조차 제대로 모르고 있다"며 지출내역이 불투명한 비용에 대해 비난했다.

노조는 외국인 경영진의 과도한 주거비 지출과 잦은 해외나들이로 많은 경비가 지출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직원 인사에 대해서는 "일부 직원의 경우 영어를 잘한다는 이유만으로 우대받는 파행적인 인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일부 임원들은 영어로 보고하도록 강요해 영어실력이 처지는 일부 은행원들의 심리적 고통이 상당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또 제일은행의 스톡옵션(주식매입선택권)에 대해서도 국내차별 문제를 제기했다.

"은행장과 사외이사, 제일은행 출신임원을 제외한 임원들에 대해서만 스톡옵션을 배정한 것은 제일은행을 무시한 명백한 차별대우"라며 스톡옵션의 구체적인 배정내역과 직원들에 대한 배분계획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제일은행 경영진은 "영어가 아닌 업무능력에 따라 직원 인사를 하고 조만간 직원들에 대한 스톡옵션 배정계획을 확정하겠다"며 노조를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일은행은 빠르면 19일 대대적인 간부급 인사를 통해 분위기를 바꿀 계획이다.

현승윤 기자 hyunsy@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