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거스너

지난해엔 정보통신의 미래를 좌우할 세가지 흐름에 대해 얘기했다.

<>인터넷으로 새로운 기업및 비즈니스모델이 탄생하고 <>정보기술(IT)업계에서는 고객이 기술을 잘 활용하도록 지원하는 기업이 승리하며 <>네트워크 세상이 자리를 잡으면서 PC시대가 막을 내린다는 것이었다.

이중 PC시대가 끝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많은 반론이 제기됐지만,1999년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이 3대 추세는 시장에서 확인됐다.

올해는 현재 진행중인 3대 발전에 대해 말하겠다.

첫째,지금까지 e비즈니스는 개별기업에 영향을 미치는 데 그쳤지만,앞으로는 인터넷이 전체시장을 새롭게 창출하게 된다.

몇년전 검색엔진은 사람들이 웹상에서의 정보검색을 위한 도움을 필요로 했기 때문에 급부상했다.

전자상거래가 급증하면서 검색엔진은 이제 포털로 형태가 바뀌었고 정보뿐 아니라 제품과 서비스를 검색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지난해에는 기존 기업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기업형태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들은 물건을 만들거나 팔지는 않지만 마치 시장과 같은 역할을 한다.

즉 물건을 살 사람들은 이 시장에서 자격을 갖춘 판매자를 찾게된다.

이 시장은 "e시장( e-marketplace )" "e거래소( e-exchange )"라고 부른다.

이미 이들을 통해 화학제품 철강 의약품 공산품 자본 노동력까지 기업간 전자상거래(B2B)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e시장은 모든 산업의 원동력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이들은 국경없는 인터넷시장으로 뻗어나가면서 수많은 구매자와 판매자를 서로 연결시켜 준다 IBM은 이 분야의 선도업체인 사이퀘스트닷컴 e케미컬스 파트마이너 등과 제휴하고 있다.

둘째,시장통제는 더 이상 가능하지도 않고 올바른 사업목표도 아니다.

지금까지는 고객들이 주요 전산기술 공급업체에 의존했고 공급업체의 결정에 따라 새로운 기능이 추가됐다.

그러나 인터넷출현으로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제는 기술공급업체가 아닌 고객이 시장을 주도한다.

앞으로는 신기술을 기반으로 정보통신기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기가 불가능해진다.

e비즈니스의 세계에서는 고객의 요구를 따라야 한다.

획기적인 기술은 예나 지금이나 중요하다.

그렇지만 기술만으로 시장을 좌우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IBM은 주도권 장악을 추구하지 않는다.

우리는 IBM을 보다 복잡하고 상호의존적이면서 개방적인 세상에서도 성장할 수 있는 기업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셋째,인터넷은 사회에 영향을 미치면서 급성장하겠지만 그에따른 새로운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많은 신생업체들과 심지어 일부 기존업체들도 사회에 대한 책임이 없는 듯이 행동하는 것을 보면 혼란스럽다.

그러나 현대역사가 보여주듯이 새로운 기술이 사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면,그 기술을 개척한 기업들은 사람과 세상에 미친 영향에 대한 책임을 지라는 요구를 받게된다.

우리는 지금 이런 변화의 시대에 있다.

인터넷을 통해 정보통신업계의 산물은 공장 사무실 가정 학교등 전체사회로 전해진다.

지난 7년간 IBM에서 일해오면서 지금처럼 낙관적인 때는 없었다.

우리 IBM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IBM은 e비즈니스업체로 거듭나면서 제품과 서비스,전문성을 위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있다.

IBM은 근본적으로 다른 기업으로 변모중이다.

최근 비즈니스위크지는 이런 IBM을 "최대 규모의 닷컴 기업"이라고 표현했다.

정리=정지영 기자 cool@ k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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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루이스 거스너 IBM 회장이 최근 "99년 애뉴얼 리포트"에서 IBM투자자들에게 보낸 편지를 정리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