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업계가 심한 인력난에 몸살을 앓고 있다.

시장 규모의 급성장과 함께 제일제당(CJ GLS),삼성(HTH) 등 신설회사들이 잇달아 시장에 진출하면서 인력 수요가 급증한데 따른 것이다.

특히 택배업 경험과 노하우를 필요로 하는 기획 관리 영업 전산시스템 운영부문의 고급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기존업체와 신생업체간 인력 쟁탈전까지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HTH사를 인수한 삼성물산은 최근 기획관리 및 터미널 운영에 투입될 40여명의 경력사원을 채용했다.

이들 경력사원들은 대부분 한진 대한통운 등 기존업체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 관계자는 "올해중 영업소와 터미널 관리에 필요한 경력직 1백여명을 추가로 뽑을 계획"이라며 "그러나 인력이 크게 부족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올 연말까지 영업소 30여개와 대리점 2백여개를 여는 등 전국적인 영업망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다.

여기에 대전 허브터미널 등 전국에 최소 8개 화물터미널을 오픈할 계획이어서 경력직 1백여명을 포함,총1백60여명을 추가로 필요로 하고 있다.

지난해말 중견택배회사 택배나라를 인수해 시장에 뛰어든 제일제당 CJ GLS도 30여명의 택배부문 직원 중 절반가량인 15명을 기존 업체에서 뽑아왔다.

이 회사는 기업간(B2B)물류에 촛점을 맞추고 있어 기획 및 전산시스템 운영인력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으나 전문인력 확보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신설업체들이 인력확충에 대거 나서면서 한진택배 대한통운 현대택배 등 기존 업체들은 집안 단속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들 기존 업체들은 직원 이탈을 막기 위해 임금을 올리거나 복지혜택을 확대하고 있다.

오는 8월 코스닥 등록을 앞두고 있어 그나마 직원들의 이직이 가장 덜한 현대택배는 최근 전체 직원들을 1호봉씩 특별 승급시켜줬다.

또 회사 비용으로 전국 영업소 소장들을 3차례에 나눠 금강산관광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한진은 직원 본인 및 자녀 교육비 지원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이같은 "당근작전"에도 불구하고 기존 업체들의 상당수 직원들은 크게 동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체 관계자는 "상당수 직원들이 신생업체들로부터 스카웃 제의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기획 및 전산.정보시스템 등 핵심부서에 있는 몇몇 동료들은 기존 연봉보다 1천만원 이상을 받고 자리를 옮겼다"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경우 택배산업 역사 자체가 짧아 인력을 키울 시간과 여유가 없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앞으로 기업들의 택배업 진출 러시가 예상돼 인력난은 갈수록 심각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수찬 기자 ksch@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