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울펜손 < 세계은행 총재 >

세상에 물보다 더 중요한 주제가 있을까.

사람이 살아가고, 식물이 성장하고, 환경을 보존하는데 무엇이 물보다 더 소중할까.

나는 여러 국가들이 "세계 물포럼 보고서"에 나타난 물대책방안을 성실히 이행하고 있는 것에 감명을 받는다.

물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현재의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오는 2025년까지는 도시에 40%의 물이 더 필요하고 음식에도 20%의 물이 더 소요될 것이다.

하지만 환경은 이미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한때 "아랍반도의 정원(garden)"이라고 여겨졌던 예멘은 디젤 펌프를 도입한지 30여년만에 나라 전체가 물고갈 위험에 처해 있다.

수도 사나 주위 분지에서는 지류나 빗물 등에 의해 보충될 양의 4배정도를 퍼올리고 있다.

매년 지하수면이 몇미터씩 낮아지고 가난한 사람들은 물은 얻는데 헤이그나 워싱턴DC에 사는 시민들보다 5배이상의 비용을 치르고 있다.

이는 예멘에만 국한된 일이 아니다.

개도국의 많은 도시에서도 생겨나는 비슷한 현상이다.

지구상 식물의 10%정도는 대수층(지하수를 함유한 다공질 삼투성 지층)에 있는 물을 흡수해 성장하고 있다.

그런데 이 대수층이 보충 속도보다 더 빨리 말라가고 있으니 문제가 심각하다.

일부 국가에선 물문제에 진전을 보이고 있으나 전체적으론 상황이 우울한 편이다.

아프리카 서부의 코트디부아르나 배냉의 경우 70% 이상이 안전한 물을 먹고 있다.

그러나 에리트리아는 7%만이 안전한 물을 먹고 있다.

캄보디아(13%), 모잠비크(24%), 파라과이(39%) 등도 상황이 않좋다.

이러한 물 문제에 적극 대처하지 않는다면 "가난 구제"라는 인류의 사명이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다.

지금도 세계 20억명이 하루 2달러도 안되는 돈으로 생활하고 있다.

단순히 의도만 좋아서는 안된다.

견고한 경제성장과 평등, 정의, 새로운 파트너십이라는 명분을 가지고 확실한 진전을 이루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먼저 물관련 제도를 잘 만들어야 한다.

좀더 효율적으로 물을 관리하고, 서비스 공급자들에게 더 책임을 지울수 있고, 밑고 맡길수 있는 제도가 돼야한다.

예멘과 물사정이 비슷한 멕시코 헤모실로 지역의 경우 펌프사용으로 농업생산량은 늘었지만 지하수면이 해면보다 낮아져 바다로부터 흘러들어오는 소금물로 대수층이 파괴됐다.

하지만 수자원 통합관리에 초점을 맞춘 멕시코 물관련 법(Mexican Water Law) 제정으로 몇년사이 이 지역 물문제는 고무적인 진전을 보고 있다.

지역주민 사이에 새로운 협력관계가 생겨났다.

정부가 정보를 제공하고 집행력을 통해 도와주고는 있지만 물문제에 관한 모든 결정은 바로 이용자들이 한다.

또한 물에 대한 새로운 재산권 개념을 갖게 됨으로써 "고갈"보다는 "안정적 유지"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농민들은 자발적으로 50%까지 물소비량을 줄였으며 결과적으로 소비와 보충이 균형을 이뤘다.

놀랍게도 뿜어올리는 물량이 적어지면서 지역 소득과 고용이 증가했다.

세계은행은 헤모실로에서 얻은 이런 교훈을 세계의 다른 지역에 전파하고 지하수관리 등에 정보를 줘야 한다.

일례로 세계은행은 터키 관리 2명을 멕시코로 데려가 지역주민의 물관리 방식을 관찰토록 했다.

그들은 감명을 받고 본국에 돌아갔고 터키는 현재 비슷한 물관리시스템을 운용하고 있다.

더 최근엔 인도의 안드라 프라데스주가 세계은행의 도움으로 유사한 물관개법을 시행하고 있다.

빈곤축소와 환경보전을 위해 물문제 해결은 시급한 과제며 이젠 "분석"보다는 "액션"이 필요한 때이다.

21세기 전쟁은 오일보다는 물문제로 야기될수 있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정리=신동렬 기자 shins@k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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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제임스 울펜손 세계은행 총재가 최근 헤이그에서 열린 "세계 물포럼"에서 행한 연설을 정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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