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혜린이의 아이러브락입니다. ...쉬워 보이는 일도 막상 시작해보면 어려울 때가 있어요. ...이건 정말 못하겠다고 싶은 일도 해보면 쉽게쉽게 넘어가기도 하죠. ...세상일이라는 게 쉽다고 얕볼 것이 아니고 어렵다고 지레 포기할 것은 아닌가 봐요. ...쉬운 일도 신중히 하고 어려운 일도 겁내지 말고 해보는 거죠."

메가데스의 기타연주에 이어지는 오프닝 멘트.

아이팝콘방송국( www. ipopcorn. com )의 인기프로그램인 "혜린의 아이러브락( I Love Rock )"은 록전문 음악방송이란점 때문에 조금은 들떠있지 않겠느냐는 예상과는 달리 편안하고 안정된 느낌으로 다가온다.

격정적인 록음악을 차분한 어조와 감수성으로 소화해내며 방송의 맛을 살려나가는 솜씨가 진행자의 만만찮은 내공(?)을 짐작케 한다.

김혜린(25)씨.

국내 웹자키 1세대다.

인터넷방송이란 개념마저 생소했던 지난 1998년 11월 아이팝콘의 전신인 "신텔캐스트"에서 음악방송을 진행하며 웹자키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학교 과제물 때문에 인터넷을 뒤지다가 우연히 "DJ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했어요. 제가 좋아하는 음악을 많은 사람들에게 들려주며 함께 나누고 싶었죠"

지난해 6월부터 진행한 "혜린의 아이러브락"은 그야말로 "혜린의 방송"이다.

음악선곡에서 방송멘트구성 연출 녹음 진행 취재까지 도맡아 한다.

1인5역 이상을 하는 셈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상디자인학과 4학년인 김씨로서는 학과 공부와 병행하기가 여간 벅찬 게 아니다.

"고등학교 때 방송반에서 이것저것 해본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됐죠.1주일에 30~40분 정도의 방송분을 2회정도 업데이트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죠.정말 록음악과 인터넷방송을 좋아하지 않았다면 할 수 없었을 거예요"

김씨가 자신의 프로그램에 갖는 열정은 "프로"못지 않다.

록콘서트가 열리면 어느 곳이든 달려가 직접 취재해 방송에 반영한다.

최근 열린 "Mr.Big" 내한 공연때는 모호텔의 뒤풀이 장소까지 따라가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제가 좋아하는 음악과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이 함께 좋아해 주거나 "방송이 좋았다"고 애청자들의 격려를 받으면 일로 인한 피로는 말끔히 풀린답니다"

김씨가 록에 빠져든 것은 여고시절.

오즈 오스본과 마릴린 맨슨의 노래를 들으며 밤을 지샜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지난 1년6개월간 웹자키로 일해오면서 인터넷이 얼마나 빠르게 퍼지고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는지를 피부로 느껴 왔습니다. 인터넷방송환경도 급변하고 있죠.하지만 저는 앞으로도 한결같은 방송으로 네티즌과 호흡하고 싶습니다"

송태형 기자 toughlb@ 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