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의 인터넷 사업팀장인 성석경 이사(42)는 국내에 무인 선박운항시대를 연 장본인이다.

선박자동화에 인터넷 기술을 접목,바다에 떠있는 선박을 인공위성으로 원격 조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선보였다.

이 기술은 최근 패트리어트 미사일 제조사인 미국의 레이디온사와 전략적 제휴를 맺는 계기로 작용했기도 했다.

"삼성중공업은 더 이상 굴뚝업체가 아닙니다. 해양 인터넷 전진기지로 새롭게 태어날 것입니다"

선박 자체의 디지탈화도 주도하고 있다.

선박내 각종 설비의 이상유무를 근거리통신망과 동영상시스템을 통해 감시하고 인공위성을 통한 본사와의 정보교환도 가능케한 선박통합제어시스템(SSAS21)을 개발한 것.

이 시스템은 국제공인선급기관의 인증을 모두 획득,내년에 세계시장의 25% 점유를 목표로 하고 있다.

성이사는 전기공학 박사출신이다.

지난 86년 삼성중공업에 입사했던 그는 도중에 미국유학을 떠나 디트로이트에서 컴퓨터공학 석사를 딴 뒤 91년 텍사스주 A&M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당시 텍사스주 전기연구소에서 연구원생활을 하던 그는 삼성중공업의 "삼고초려"로 92년 귀국하게 된다.

"대학이나 연구소보다는 실물경제와 직접 호흡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싶었습니다"

성이사는 지난 94년부터 대덕 중앙연구소 수석연구원으로 근무하면서 엄청난 속도로 특허와 신기술을 양산하기 시작했다.

주로 IT기술의 실용화에 초점을 맞췄던 그는 지금까지 특허.실용출원 88건과 등록 7건,의장출원 81건과 등록 3건,상표출원 22건과 등록 14건등의 실적을 이뤄냈다.

이는 회사 전체 출원건의 5%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개인이 이 정도의 출원을 해낸다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드문 일이다.

"성이사의 이런 노력들은 회사의 사업구조를 e비즈니스로 전환하는데 결정적 기여를 했습니다"(삼성중공업 이해규 사장) 성이사는 또 무인 선박운항시스템에 적용되는 원리를 건축분야에 그대로 적용,인터넷 빌딩자동화시스템(i-BAS)을 개발했다.

예컨대 사무실에 앉아 아파트내 실내온도 조명 가전제품 보일러 커튼 잠금장치등을 원격 조종하고 방재까지 가능토록 한 것이다.

"미래의 경쟁력은 고부가가치 서비스를 기업내부에 얼마나 폭넓게 자산화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고 강조한 그는 "조만간 깜짝 놀랄만한 서비스를 선보일테니 기대해도 좋다"고 귀띔했다.

조일훈 기자 jih@ 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