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6(30대나이 80년대학번 60년대출생)세대는 오늘날 우리사회 시민운동의 중추세력이자 비판의식 강한 변화요구 집단이다.

정보화혁명을 주도하면서 벤처기업 열풍을 만드는 한편으로 걸핏하면 볼펜을 돌리고 동아리와 세미나를 유독 좋아하는 이들의 참모습은 과연 어떤 것인가.

한국정신문화연구원(원장 한상진)이 오늘낮 프레스센터에서 여는 공개토론회에 앞서 내놓은 보고서 "386세대의 자화상과 가치관"은 386세대에 대한 최초의 학문적 연구결과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80년대에 서울대를 다닌 386세대 6백50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결과 응답자들은 386세대의 특징에 관해 "매우 비판적"(91%)이라고 답했다.

또 매사에 의미를 부여하는 "의식과잉 경향이 있다" "소외집단에 대한 이해심이 높다"에 70%이상 동의했다.

우리사회의 개혁진행상태에 대해선 정치(93.7%) 교육(78%)할것 없이 엉망이라고 대답했다.

공적 제도나 기구에 대한 신뢰도 또한 사법부 27.9%,언론 19.6%,검찰 9.3%로 형편없고,특히 입법부는 재벌(5.6%)보다 낮은 2.9%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남성의 경우 여성에 대해 비교적 우호적이지만 정치에 관한한 여성은 적합하지 않다는 남녀차별적 사고를 드러냈다.

아울러 외국상품 구입,국제결혼,일본문화 수용등 개인적이고 문화적인 부문에선 개방적이지만 국내 기간산업 보호,스크린쿼터제 고수,영어 공용어 채택반대등 우리 사회의 이익내지 운명이 걸린 문제에선 강한 민족주의적 성향을 보였다.

누가뭐래도 386세대는 개혁지향적 중산층,이른바 중민의 중요축을 이룬다.

따라서 이들의 열망과 잠재력 또는 한계를 이해하는 것은 우리의 미래를 탐색하는데 중요하다.

이들이 윗세대의 비판처럼 지나치게 정치적이고 이기적인지,"격변의 시대에 황금기회를 잡은 운좋은 세대지만 전문성 없는 집단"인지는 두고볼 일이다.

다만 시인 김용택(52)의 한마디는 기억해야 할 듯싶다.

"기성세대에 편입되는 타락을 성숙인 것처럼 합리화하지 말라.훼손된 인간정신과 민족 자존의 상처를 회복하고 반듯하게 세울일이 그대들에게 있음을 명심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