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세계인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아카데미 시상식의 볼거리는 한자리에 모인 유명배우들의 얼굴만이 아니다.

시상대에 오른 스타들의 패션 또한 적지않은 세간의 화제거리다.

작년 여우주연상을 움켜쥐었던 기네스 팰트로를 그날의 진정한 히로인으로 만든 것은 분홍빛의 우아한 랄프 로렌 컬렉션 드레스였다.

같은해 베스트 드레서로 꼽힌 우마 서먼은 환상적인 샤넬의 드레스를,드류 베리모어는 심플한 캘빈 클라인 컬렉션을 입었다.

흥미있는 것은 지난해 여성미의 극치라는 찬사를 받았던 그 기네스 팰트로가 올해는 주름진 은색 이브닝드레스를 선택했다가 "나이 들어 보인다" "패션감각이 의심된다"는 혹평을 감수해야 했다는 점이다.

이처럼 아카데미 시상식은 표면적으로는 영화인들의 잔치지만 한편으로는 세계 유명 디자이너들의 작품을 통해 첨단패션 경향이 어떻게 흐르고 있는지를 한눈에 읽을 수 있는 쇼무대로서의 역할도 한다.

이런 의미에서 본다면 향후 다가올 트렌드는 옷보다 액세서리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할 수 있다.

올 아카데미 시상식(72회)의 주인공은 톱스타들의 의상보다는 목과 머리,손목에 둘러진 번쩍거리는 장신구들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화려하고 특이한 디자인의 다이아몬드 보석이 분위기를 주도했다.

이전의 최대한 작고 단순한 보석을 몸에 지녀 간결한 멋과 깨끗한 이미지를 추구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현상이다.

다이아몬드 전문업체 드비어스 관계자는 "이번 시상식에서 남녀 배우들이 선보인 다이아몬드를 모두 합치면 5천 캐럿 이상"이라며 "이는 오스카 역사상 최고 많은 양"이라고 말했다.

또 대부분의 보석이 해리 윈스턴,프레드 레이튼,마틴 캣츠 등 세계적인 주얼리 디자이너들이 직접 제작한 작품이라는게 드비어스측의 설명이다.

액세서리 중에서도 할리우드 여배우들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은 아이템은 다이아몬드 팔찌다.

가슴과 다리부분이 깊게 파인 검은 드레스를 입은 카메론 디아즈는 다이아몬드가 촘촘히 박힌 세개의 줄로 된 팔찌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영화 "처음 만나는 자유"로 여우 조연상을 수상한 안젤리나 졸리와 애슐리 주드(출연작-걸 인터럽트),미나 슈바리(아메리칸 뷰티) 등이 고급스러운 다이아몬드 팔찌로 우아함을 더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시선을 사로잡은 장신구는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힐라리 스웽크(소년은 울지 않는다)의 목걸이다.

장중한 느낌마저 드는 19세기 빅토리안 스타일의 대형 목걸이는 약 1백캐럿이 넘는 다이아몬드로 장식됐다.

같은 영화에 함께 출연한 클로에 세비니,오스틴 파워의 여주인공 헤더 그라함,바네사 윌리암스 등도 화려함의 극치를 이루는 목걸이로 전세계 언론의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72회 시상식에서 보인 또 하나의 액세서리 트렌드는 바로 컬러 다이아몬드다.

프리쇼 사회자인 ABC방송국의 슈퍼모델 타이라 뱅크는 81캐럿의 짙은 옐로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착용하고 등장했다.

남미계 배우 셀마 헤익은 화이트와 짙은 핑크색 다이아몬드가 조화된 귀고리로 고혹적인 아름다움을 살렸고 줄리안 무어(엔드 오브 어페어)는 옐로와 화이트로 이루어진 물방울이 떨어지는 모양의 귀고리를 보여줬다.

여배우에 비해 남자들은 대부분 검은 턱시도로 일관하며 간결한 패션을 보여줬지만 몇몇 유명인사들은 액세서리를 착용,세련된 패션감각을 자랑했다.

영화 "그린마일"로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던 마이클 클라크 던컨은 셔츠 손목부분에 14캐럿 다이아로 만든 커프스 링을 달았다.

또 그의 콩코드시계 밴드는 그린마일에 나왔던 생쥐를 본뜬 모양이었다.

< 설현정 기자 sol@ked.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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