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나스닥과 우리나라 코스닥 시장의 주가움직임이 매우 불안하다.

"사상 최악"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낙폭이 큰 것도 그렇지만 하루중 등락폭이 20%를 넘는 종목도 없지않은 정도여서 투자자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고 있다.

특히 지난 4일의 미국 증시는 전세계 증권투자자들을 "나락으로 밀어넣고"(CNN) "머리카락을 곧추서게 하는"(월스트리트저널) 파국적 폭락세를 보여 전세계 투자자들과 경제계를 초긴장으로 몰아넣기에 충분했다.

장이 끝날 무렵엔 낙폭이 크게 줄어들어 나스닥은 1.77% 남짓,다우지수는 0.5% 수준의 소폭적인 하락에 그쳤다고는 하지만 나스닥의 경우 장중 한때 14%에 달하는 "공황적 폭락사태"(월스트리트 저널)를 연출해 첨단주 열풍이 이로써 파국으로 치닫는 것인가하는 섣부른 관측을 낳기도 했다.

주가가 폭락사태로 치닫자 백악관이 서둘러 "이번 주가폭락이 경기침체의 예고는 아니다"며 진화에 나설 정도였고 월가에서는 데이트레이더 (day trader) 들의 무더기 파산과 일부 증권사들의 자금난 루머가 번지는등 미국 증시는 매우 어수선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 코스닥 시장 역시 불안하기는 매한가지다.

코스닥 지수는 지난 3월10일 283.44포인트의 사상 최고수준을 기록한 이후 거래일수로 불과 17일 만에 1백포인트 가까이 급락했고 종합주가지수 역시 연초 1,057포인트를 기록한 직후부터 줄곧 하락세를 보여 4일엔 830.16포인트까지 미끄럼을 탔다.

주가상승률이 높았던 코스닥 주식들은 이 짧은 기간동안 이미 반토막에 이른 종목이 속출하는 상황이다.

그동안의 지나친 주가상승에 대한 자연스런 반작용이라고 봐야겠지만 이같은 주가급락이 경제전반에 여러가지 부정적 파급효과를 미칠 수 있다는 점은 여간 걱정스런 일이 아니다.

"벤처 기업은 우리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 낮아 비록 주가가 폭락하더라도 경제사회적 파장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코스닥시장의 침체가 이제 막 싹을 틔우기 시작한 벤처업계의 진로에는 상당한 좌절을 안겨줄 것임에는 틀림없다.

또 투자자들의 손실이 확대되고 기업들의 자금조달길이 막히게 되면 그나마의 경제회복도 단명에 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하겠다.

증시활황이 저금리 경제구조를 가능케하면서 지난 2년간의 경제회복에 기여한 정도는 긴 설명이 필요없을 것이다.

당국으로서는 증시침체의 예상되는 부작용을 미리 점검해 대비책을 마련하고 투자자로서는 이런 때일수록 우량주를 선별해 투자하는 보수적인 자세를 가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