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벤처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투자에 참여하는 주체들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기존의 창업투자회사 신기술사업금융회사는 물론 개인(엔젤) 대기업 금융기관 등이 벤처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벤처투자는 현재 눈에 보이는 실적은 없지만 미래에 성장가능성이 큰 기업에 자금을 대는 것을 뜻한다.

성공하면 높은 수익이 보장되지만 실패하면 원금을 다 날릴 수도 있는 그야말로 ''모험''이다.

물론 수익 추구외에 다른 목적을 가질수도 있다.

새로운 정보와 기술을 얻기 위해 관련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만약 반도체를 생사ㄴ하는 업체가 반도체 부품 벤처기업에 투자한다면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대개의 엔젤 투자가들은 높은 수익을 꿈꾸며 투자에 참여한다.

어떻게 하면 대박을 터뜨리는 성공 벤처투자를 할 수 있을까.

우선 "엔젤"의 정확한 의미부터 알아보자.엔젤이란 말은 미국 브로드웨이 오페라 극장에서 유래됐다.

자금난으로 중단될 위기에 처한 공연을 한 후원자의 자금지원으로 성공적으로 끝마쳤다.

이에 대한 감사의 표현으로 오페라단은 후원자에게 "엔젤( Angel )"이란 호칭을 붙여줬다.

이 말은 아이디어나 기술력만 있어 창업초기에 어려움을 겪는 벤처기업에 천사처럼 나타나 필요한 자금을 공급해주는 개인투자자를 가리키는 말이 됐다.

한국의 벤처기업특별조치법에선 "창업 7년 이내의 벤처기업 또는 벤처기업으로 전환 후 7년 이내인 기업에 투자하는 개인"으로 엔젤을 정의하고 있다.

특히 엔젤투자는 사업 초기단계의 벤처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이 점에서 어느 정도 성장한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과 차이가 난다.

그런만큼 엔젤투자는 위험이 크다.

그렇기 때문에 창업자의 친지나 특별한 관계에 있는 사람이 엔젤이 되는 사례가 많다.

또 엔젤이 벤처기업에 직접 투자하거나 개인투자조합을 결성해 투자하면 투자금액의 30%를 종합소득액에서 소득세를 면제해주는 등의 각종 세금감면 혜택을 주고 있다.

엔젤투자가 늘어나면서 엔젤투자가들이 정보교환 등의 목적으로 만든 동호인 모임 형태의 "엔젤클럽"이나 따로 전문 운영자에게 투자를 맡기는 "엔젤투자조합"도 최근 크게 활성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면 엔젤투자를 할 때 가장 눈여겨봐야 할 점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대개 다음 세가지를 우선 꼽는다.

바로 "사람" "기술" "시장성"이다.

이 삼박자가 맞는 벤처기업을 골라야 한다는 것이다.

벤처기업에서 "사람"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결국 모든 것을 이뤄내는 주체는 사람이라는 믿음이다.

박사급 전문가라 할지라도 요즘처럼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기술전쟁속에서 어떤 기술의 가치를 정확하게 평가하기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경영자 즉 사람을 믿고 투자를 결정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사정은 외국에서도 다르지 않다.

미국의 벤처캐피털들은 믿을만한 사람이 시원찮은 사업 아이템을 가지고 투자받기를 희망해 왔다면 아예 다른 아이템을 주고 새로운 사업을 권하기도 한다는 것. 다음으로 기술력이 중요하다는 것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치열한 경쟁에서 생존할 수 있는 생존 비결은 독창적인 기술밖에 없다.

한국은 물론 미국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인터넷 무료전화 서비스는 독창적 기술의 위력을 보여준 좋은 예다.

또 기술과 더불어 마케팅 능력도 중요한 요소다.

비슷한 콘텐츠로 승부를 거는 인터넷 비즈니스에선 더욱 그렇다.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한글과컴퓨터 등은 기술력을 뒷받침하는 마케팅으로 정상을 차지한 대표적인 기업들이다.

추구하는 사업의 시장성도 빠뜨릴 수 없다.

한정된 시장을 두고 경쟁사들과 싸워야 한다면 큰 성장을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3~4년 뒤에 주도 산업으로 떠오를 분야를 미리 연구하고 예측하는 등 거시적인 관점에서 투자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코스닥이 이만큼 성장할 줄 몇 년 전만해도 누가 예상했겠는가.

이상과 같은 객관적인 요인외에 엔젤 자신의 마음가짐도 중요하다.

엔젤투자는 낚싯줄만 던져놓고 고기가 물어주기만을 기다리는 태도로 시작해선 곤란하다.

자금지원은 물론 벤처기업에 직접 도움을 주겠다는 적극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

엔젤은 벤처기업의 성공을 함께 이끌어내야 하는 한 배를 탄 동반자가 되는 것이라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이런 태도로 엔젤투자를 한다면 조급해하지 않고 장기간에 걸친 투자위험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면서 "대박"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서욱진 기자 venture@ 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