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골프시즌이다.

패션전문가들은 작년말부터 "2000년 봄에는 예년에 없었던 골프붐을 타고 골프웨어 시장 또한 최고의 호황기를 맞을 것"이라며 일찌감치 호경기를 점쳐왔다.

그래서 아놀드파마 잭니클라우스 닥스 아스트라 등 골프웨어 브랜드들은 상품 물량을 전년 시즌 대비 최고 2배까지 늘리고 봄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전문가들의 예상은 적중했다.

아니 기대 이상으로 매출이 늘고 있어 오히려 놀라는 눈치다.

전문가들이 추정하는 올 골프복 시장 규모는 8천억원(패션비즈니스 전문지 텍스저널)대.황금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골프웨어 브랜드들의 티샷이 시작되고 있다.

올 봄 골프복의 큰 특징중 하나는 소재의 최고급화와 기능성 강화다.

셔츠의 원사가 점점 가늘고 부드러워져 한결 편안하고 쾌적한 느낌을 준다.

또 특수 가공을 하거나 꼬임방법을 개선해 필드 위에서 최적의 컨디션을 유지하게 해주는 옷들이 많이 나와 있다.

빨아도 모양이 변하지 않는 형태안정기능과 땀을 재빨리 흡수하고 다시 방출하는 발수 속건 기능은 기본이다.

자외선 차단은 물론 피부체온 상승을 섭씨 2도 정도 저지해주는 골프복도 있다.

이외에도 사각거리는 옷 마찰소리가 플레이를 방해할 것을 우려해 소음이 없도록 가공된 첨단소재 등 다양한 원단이 등장했다.

셔츠와 니트조끼의 인기가 다시 살아났다는 것도 주목할만하다.

여성 골퍼의 경우 작년초까지는 니트와 카디건의 앙상블이 지배적인 옷차림이었으나 올해는 다시 셔츠와 니트조끼의 판매가 활성화되고 있다.

브랜드들은 셔츠와 조끼를 보기좋게 코디해 매장 앞자리에 내놓고 세트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엘로드 울시 등 중가 브랜드들은 셔츠의 경우 9만원에서 12만원까지.조끼는 이보다 2~3만원정도 비싸다.

랑방스포츠 던롭 등 해외에서 수입하는 최고급 브랜드 셔츠는 20만원에서 30만원대로 곱절이 비싸지만 상류층 소비자를 중심으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디자인의 범용성도 커졌다.

기존 골프복은 두 스포츠웨어(Do Sports Wear)로 필드 위에서 입기에 가장 적당한 형태였다.

그러나 올 봄 신상품들은 일상 캐주얼웨어로 불려도 될만큼 감각적 디자인이어서 골프장 아닌 곳에서 입어도 멋스럽다.

셔츠의 길이도 종래에는 긴 팔과 짧은 팔 두종류에 지나지 않았으나 지금은 7부나 9부 소매 등 다채로워졌다.

바지도 마찬가지.활동하기 편하고 몸매가 돋보이는 스트레치 소재에 발목이 드러나는 디자인이 인기를 끌고 있다.

세계적인 패션트렌드인 파스텔톤 컬러도 충실히 반영됐다.

이같은 골프복의 "탈 골프장 경향"은 앞으로도 계속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설현정 기자 sol@ 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