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제당의 39쇼핑 인수로 국내 TV홈쇼핑 시장에 일대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특히 탄탄한 물류네트워크와 자금력을 갖춘 제일제당이 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그동안 선두를 지켜온 LG홈쇼핑과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사실 지금까지 TV홈쇼핑시장은 LG홈쇼핑이 주도해왔다.

39쇼핑은 지난 95년 8월 첫 방송을 시작한 TV홈쇼핑 선발업체다.

그러나 막강한 자금력과 대기업 이미지를 내세운 LG홈쇼핑이 98년부터 매출에서 크게 앞지르면서 두 회사의 균형이 깨지기 시작했다.

해가 갈수록 두 회사간 매출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경우 LG가 3천2백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반면 39쇼핑은 2천2백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업계 전문가들은 "39쇼핑은 최근 몇년간 급팽창한 TV홈쇼핑시장의 성장세를 따라잡지 못하는 등 중소기업으로서 어려움을 겪어왔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 98년 "가짜 보석사건"으로 치명타를 맞은 후 최대 경영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앞으로는 시장 상황이 크게 바뀔 전망이다.

제일제당은 택배업체인 CJGLS 등을 거느리며 탄탄한 물류유통망을 자랑하고 있다.

TV홈쇼핑 등 온라인쇼핑업 성패의 최대 관건이 물류망구축에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제일제당은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셈이다.

LG홈쇼핑도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LG홈쇼핑 관계자들은 "이제야 경쟁할 만한 상대를 만났다"며 "두 회사가 제대로 된 경쟁을 벌이다보면 TV홈쇼핑 업계가 자연스럽게 팽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 소식통들은 최근 위성방송 진출(합작형식)과 M네트 인수 등을 통해 "영상복합기업"으로 약진하려는 제일제당의 등장은 LG홈쇼핑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막대한 자금력과 치밀함을 자랑하는 제일제당에 맞서 그동안 어렵지않게 확보해온 업계 1위 자리를 지키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일부에서는 최근 업계에 나돌았던 한솔그룹과 LG그룹간 빅딜설(한솔엠닷컴과 LG홈쇼핑 맞교환)이 이번 인수건으로 영향을 받게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한솔은 제일제당과 마찬가지로 삼성에서 분가한 만큼 TV홈쇼핑업계가 모두 "삼성가"에 넘어가는데 대한 거부감이 확산될 것이기 때문이다.

LG홈쇼핑 관계자는 "제일제당의 39쇼핑 인수로 빅딜설은 성사되기 어려워진 것 아니냐"고 말했다.

김수찬 기자 ksch@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