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갑현 행장이 사퇴의사를 밝힌 외환은행이 장기간 경영공백상태로 빠져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행장은 27일과 28일 이틀간 휴가를 내 은행에 출근하지 않기로 했고 외환은행은 행장직무대행을 선임할 것인지 아니면 후임 행장을 뽑을 것인지 조차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은행에 최고경영자가 없는 상황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갑현 행장은 지난 25일 주주총회를 끝낸 후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은행장에서 사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언제 사퇴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아 은행내에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이 행장은 "앞으로 모든 얘기는 우의제 선임상무와 해달라"고 밝혀 경영에서 완전히 손떼겠다는 뜻만 분명히 밝혔을 뿐이다.

외환은행은 이 행장이 사퇴하지 않는 이상 직무대행을 뽑거나 새로운 행장을 선임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우의제 상무는 "27일 오전에 임원들이 티타임 형태의 모임을 가졌으나 후임 행장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논의를 하지 않았다"며 "일단 27일부터 시작하는 주택관련상품 판매에 주력하자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금융계에서는 신임 외환은행장 선임이 오는4월13일 총선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에서는 금융감독위원회 등 감독당국이 이갑현 행장에게 총선전까지는 사퇴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현승윤 기자 hyunsy@ked.co.kr